주택대출 규제에 신용대출로 ‘풍선효과’
한은 “주택매매·전세 자금수요 늘어난 영향”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커졌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10월(7조8천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역대 8월 기준으로 비교하면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랐던 2016년 8월(8조6천억원)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8월(5조9천억원)과 전달(5조8천억원)과 비교해선 증가폭이 각각 1조5천억원, 1조6천억원 확대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1조1천억원으로까지 낮아진 이후 계속 커지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대출에서도 늘어났다.

8월 중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4조7천억원 증가해 7월(3조7천억원)보다 증가액이 1조원 커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증가하고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타대출은 2조7천억원 늘어 역시 전월(2조2천억원)보다 증가폭을 키웠다. 여름철 휴가 자금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부동산 대출 규제 여파로 주택 구매자금이나 전세자금을 신용대출로 조달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기본적으로는 주택거래에 따른 대출 수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 기업대출도 전월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8월 중 은행권 기업대출은 3조5천억원 늘어 전달(1조5천억원)보다 증가폭이 2조원 커졌다. 대기업 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1조9천억원 감소했으나 중소기업 대출이 5조4천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도 2조7천억원 늘어 전월(2조원)보다 증가폭을 키웠다.

지난달 회사채 순발행액은 여름 휴가철 영향으로 1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8월 은행 수신 잔액은 1천709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24조8천억원 늘었다. 기업의 법인세 납부를 앞두고 수시입출금식예금이 14조원 늘었고, 지방정부로의 자금 유입 등으로 정기예금도 11조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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