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덕 한국진폐재해재가 환자협회장

▲ 황상덕 한국진폐재해재가 환자협회장
▲ 황상덕 한국진폐재해재가 환자협회장
태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탄광촌,석탄,광부이다.과거 태백에서는 52개 탄광이 가동돼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 국내 석탄산업 1번지였다.검은 황금이라고 불리던 석탄은 국가 기간산업의 중추적 역할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전국 각지에서 산업전사로 불렸던 광부들이 몰려들면서 태백 인구는 지금의 3배인 12∼13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처럼 태백이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었던 화려한 이면에는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진폐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1만 3000여명,유가족은 50만명이 넘는다.이같은 광부들의 희생이 대한민국의 지난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었고,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의 넋을 기리고자 지난 1975년 태백시 연화산 자락에는 주민 성금 500만원과 정부 지원금 800만원을 들여 산업전사 위령탑이 건립됐다.탄광 사고로 순직한 4101위의 위폐가 봉안돼 있는 곳이다.또 지난 2003년 강원도와 폐광지역 4개 시·군이 같은 장소에 탄광 재직 중에 진폐 후유증으로 운명을 달리하신 9130위의 위폐를 위령각을 지어 모시고 있다.즉 1만 3231분의 산업전사들이 이 곳에 있는 것이다.이후 매년 가을마다 산업전사를 위한 위령제가 거행되고 있다.하지만 순직 산업전사들의 넋을 위로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하고 부족하기 짝이 없다.국가에서 배상은 못할망정 산업현장에서 운명을 달리하신 분의 넋을 직접 위로하고 유가족들에게도 최소한의 예우를 해야 한다.

산업전사 위령제는 중앙 정부 차원의 위령제로 격상시켜야 한다.대통령과 정부 인사들도 위령제에 참석해 격을 높여야 한다.열악한 산업전사 위령탑을 국립으로 승격시켜 국가에서 조성하고 관리해야 한다.이를 위해 산업전사 위령탑을 정비하고 공원화 해서 대한민국의 산업을 위해 스러져간 분들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조성,문화의 중심지로 만드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지난 날 광산도시로 명성을 날렸던 태백 도심에는 그 흔한 광부상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라고 했다.그들의 희생이 더 잊혀지기 전에,전국에 몇 안 되는 가행탄광이 역사 속으로 영원히 잠들기 전에,태백시와 국가는 산업전사 위령탑을 공원화 시키고,국가적 차원의 순직 산업전사 위령제를 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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