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 감소 → 대학가 공동화 → 상권 침체 ‘악순환’
원주·춘천 대학상권 인기 시들
상지대 인근 호프·맥주 가게
주중 - 주말 매출차이 47.8%p
도내 고교생 타지역 진학 심화
통학문화 변화 외지학생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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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타지로 떠나는 학생들이 늘며 대학가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권의 침체도 가속화되고 있다.주중과 주말의 매출 격차가 극심,일주일의 절반은 개점 휴업인 상인들이 상당수다.

■ 외지 학생 떠나는 주말 매출 반토막

15일 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해 도내 5개 대학 상권의 호프·맥주가게 매출을 분석한 결과 유동인구 감소폭이 큰 원주 상지대 상권은 주중과 주말 매출의 격차도 심각했다.상지대 인근 호프·맥주가게의 평균 매출은 주중(73.9%)에 쏠려 주말(26.1%)과 47.8%p 차이가 벌어졌으며 요일별 매출로는 금요일(23.7%)에 이어 수요일(19.5%),목요일(18.3%) 순으로 매출이 가장 높았다.

강릉 가톨릭관동대 역시 주중(63.2%)과 주말(36.8%) 매출 격차가 26.4%p였고 외지 학생들이 강릉을 떠나는 주말 직전 목요일(31.2%)에 매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원주 연세대는 주중(63.8%),주말(36.2%) 27.6%p,춘천 한림대는 주중(55.9%),주말(44.1%)의 격차가 11.8%p,춘천 강원대는 주중(50.7%),주말(49.3%) 1.4%p의 매출 차이를 보였다.

주말 장사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적인 호프·맥주가게 동향과는 대조적이다.상지대 재학생 이상현(20)씨는 “공강을 늘려 학교를 최대한 짧게 오는게 최근 추세라 금요일에는 캠퍼스에 학생들이 거의 없다”며 “주중에도 수업이 없을 때는 서울로 놀러가는 문화가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 비인기 상권으로 전락한 대학가

이제 대학가는 비인기 상권으로 전락,신규 입지로 대학 주변을 선택하는 상인들이 줄어들고 있다.2017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2년간 호프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크게 늘었지만 대학상권 내 점포 증가세는 미미했다.올해 6월 기준 원주지역 맥주·호프가게는 392곳으로 2017년 6월(240곳) 대비 152곳(63.3%) 크게 늘었으나 연세대 상권에서는 6개로 정체됐고 상지대 상권은 같은 기간 17곳에서 20곳으로 3곳(17.6%) 증가하는데 그쳤다.

춘천에서는 2년전 420개였던 업체수가 올해 6월 502개로 82개(19.5%) 증가했지만 강원대 상권에서는 35곳에서 34곳으로 1곳(2.8%),한림대 상권에서는 14곳에서 12곳으로 2곳(14.3%) 줄었다.

반면 강릉은 같은 기간 328곳에서 430곳으로 102곳(31.0%) 증가했고 관동대 상권은 인근 아파트 입주로 인해 맥주·호프가게가 8곳에서 14곳으로 6곳(75.0%) 증가했다.

■ 대학생 역외이동 갈수록 심화

도교육청에 따르면 원주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는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도내 고교 출신 합격자가 151명에서 108명으로 43명(28.5%) 줄었다.원주 상지대는 같은 기간 235명에서 217명으로 18명(7.6%),강릉 가톨릭관동대는 627명에서 594명으로 33명(5.3%),춘천 강원대는 1035명에서 1010명으로 25명(2.4%) 각각 감소했다.한림대만 518명에서 602명으로 84명(16.2%) 도내 고교 출신 합격자가 증가했다.

도내 출신 고교생의 강원지역 대학 진학이 줄어들자 그 자리는 타 지역 출신 학생들로 채워졌다.강원대 춘천캠퍼스의 올해 입학생 3139명 중 도외 출신은 2066명으로 65.8%를 차지,2015년(57.8%)과 비교해 8.0%p 늘어났다.외지 학생들의 증가로 인한 통학 문화 변화는 상권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경춘선 개통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한 수도권 통학이 가능해진데다 각 대학에서 학생 유치를 위해 통학버스를 적극 운영하며 타지에서 통학하거나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더라도 주말에는 본가가 있는 타지로 나가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상지대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9개 도시에서 매일 24대의 통학버스를 운영,1080명을 수송한다.이는 재학생 6487명 중 16.6%에 해당하는 비율이다.한림대는 하루 3번 서울·구리 방향으로 통학버스를 운영하며 연세대는 평일 하루 5번,금요일 8번 서울지역 통학버스가 오간다.대학의 생존을 위한 셔틀버스 운영이 주변 상권을 말라가게 한다는 비판이 대두되는 이유다.

상지대 관계자는 “최근 5년 간 수도권 학생들이 크가 증가해 입학생의 65∼70%를 차지하고 있다”며 “강원지역 사립대 대부분이 타지 학생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을 직면하며 통학버스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호·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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