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인접 철원지역 비상
대부분 경기도서 사료 공급
“8년 전 구제역 살처분 떠올라”
화천·양구지역 방역작업 분주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에서 국내 처음 발병한데다 북한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강원도내 접경지역 양돈 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파주 확진농가에서 불과 60여㎞ 거리에 위치한 철원지역 농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에 이날 오전부터 농장 입구에 통제선을 치고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금지시켰으며 농장과 주변 방역에 나섰다.

하지만 철원지역의 경우 생활권이 경기도와 가까운데다 사료를 경기도에서 공급받는 농가들이 많아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냈다.돼지 2700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연창(54)씨는 “경기북부지역과 인접한 철원지역 축산농가 대부분이 경기도에 있는 도살장과 사료공급 업체를 이용하고 있어 걱정이 크다”며 “8년전 구제역 사태로 돼지 3500마리를 살처분했는데 마땅한 백신도 없는 돼지열병까지 확산되면 농장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철원군은 축산농가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날 경기도와 인접한 대마리와 상노리 등 2곳에 통제초소를 설치하는 한편 낮 동안 상설 운영하던 강포리 소재 거점소독소에 유급직원과 담당공무원 등을 투입해 24시간 운영체제로 전환했다.또 방역에 취약한 50마리 이하의 소규모 양돈농가에서 기르던 돼지를 전량 매수하거나 도축을 유도,돈사를 비웠다.

화천과 양구지역 축산농가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축산농가 홍순규(50·화천군 사내면) 씨는 “그동안 방역에 힘을 쏟았는데,설마 했던 일이 파주에서 발생해 돼지 사육농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농가들은 만남을 자제하고 휴대폰으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고 했다.화천군은 지역내 돼지를 사육하는 18개 농가에 생석회와 소독약품을 공급하는 등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양구군도 1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양구읍과 남면 등 2개 농가 주변을 통제하고 일제 소독을 실시하는 등 초동조치를 마쳤다.또 축산농가들이 가축이동 중지명령을 준수하는지 집중 점검하고 축산농가 모임을 금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수영·안의호·박현철·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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