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영화제 초청 ‘길 위의 빛들’
2017년 화재로 경기 양평 집 전소강릉·속초·인제 주차장서 생활
올림픽·정상회담 격동시기 담아
지난해 인제로 거처 옮겨 정착
보답차원 도내 상영회 개최 예정

▲ 영화 ‘길위의 빛들’ 스틸컷.신지승 감독과 이은경 프로듀서 부부가 어린 두 쌍둥이,반려견과 한 트럭을 타고 강원도 곳곳을 다니며 마주한 풍경들이 가감없이 비춰진다.
▲ 영화 ‘길위의 빛들’ 스틸컷.신지승 감독과 이은경 프로듀서 부부가 어린 두 쌍둥이,반려견과 한 트럭을 타고 강원도 곳곳을 다니며 마주한 풍경들이 가감없이 비춰진다.

“화재로 집이 불탄 후 길 위 트럭에서 살아가는 4인 가족.그런데 이 트럭이 범상치 않다.‘촬영’이라고 쓰여져 있는 트럭에는 찍고 찍히고의 경계가 없다.그 촬영 트럭이 이번에는 DMZ지역에 들어선다.트럭에서 살아가는 대안적 삶,연기와 실제를 넘나드는 기록의 모습.무엇이 영화고 무엇이 삶일까?(작품 시놉시스)”

감독=남편.프로듀서=아내.출연진=7살 쌍둥이와 반려견 복실이 등 전 가족,그리고 강원도민.촬영장소= 인제 최북단 서화리 마을과 강릉,속초 등 강원도 일대.

제11회 DMZ 국제다큐멘타리영화제에 초청돼 21일 첫 선을 보이는 영화 ‘길위의 빛들’ 얘기다.부부사이인 남편 신지승 감독과 아내 이은경 프로듀서 작품으로 실제 화재로 집을 잃은 후 강원도 곳곳에서 길 위의 삶을 시작한 가족들의 리얼 로드무비이자 강원도민들이 함께한 휴먼다큐다.

경기 양평에 살던 신 감독 가족은 2017년 4월 화재로 집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은 이후 트럭 위의 삶을 시작한다.처음에는 서울 한강으로 향했다가 미세먼지를 피해 강원도로 온 가족들.때는 2017∼2018년.마침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전후로 강원도가 한창 들썩일 시기다.운명처럼 길을 떠나야 했던 4인 가족이 강릉과 속초,인제의 주차장을 전전하며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강원도 사람들과 마실 물부터 구하러 다녀야 하는 가족의 처지가 그대로 연결,덧입혀진다.비무장지대를 머리 위에 바로 이고 사는 강원도민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올림픽과 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강원도 사람들이 겪은 격동적인 변화의 시간도 자연스레 따라간다.
▲ 영화 ‘길위의 빛들’ 스틸컷.신지승 감독과 이은경 프로듀서 부부가 어린 두 쌍둥이,반려견과 한 트럭을 타고 강원도 곳곳을 다니며 마주한 풍경들이 가감없이 비춰진다.
▲ 영화 ‘길위의 빛들’ 스틸컷.신지승 감독과 이은경 프로듀서 부부가 어린 두 쌍둥이,반려견과 한 트럭을 타고 강원도 곳곳을 다니며 마주한 풍경들이 가감없이 비춰진다.

속초 해일로 새마을을 만들어 이주했던 마을 주민들의 과거 회상을 들을 수 있고 북녘의 금강산을 코 앞에 두고 평생을 살아 온 실향민들도 만난다.또 사라진 반려견을 찾아 1달간 강릉시민들과 분투하는 가족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남북정상회담 진행 전후의 시간들에 인제 냇강마을과 천도리,서화리 사람들의 일상이 어땠는지도 비춘다.대형화재로 집을 잃었는데도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가족의 삶 속에서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허점도 들여다 볼 수 있다.

정식개봉하지 않은 이 영화의 첫 관람객은 인제 주민들이었다.지난 해 11월 천도리 대피소와 서화2리 경로당에서 주민들과 함께 마을파티를 하며 먼저 선보였다.20년간 전국 100여개 마을을 돌며 ‘마을 영화잔치’를 만들어 온 신 감독이 주특기를 발휘한 것.신 감독은 지난 2017년 11월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한창 트럭을 타고 강원도를 다니던 시기였다.지난 해 신 감독 가족은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 준 인제로 거처를 옮기고 트럭생활을 해야했던 쌍둥이들도 이 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영화는 경기에서 개막한 제11회 DMZ 국제다큐멘타리영화제를 통해 경기지역 주민(21일 메가박스 백석·23일 롯데시네마 파주 아울렛)과 영화제 손님들을 먼저 만난다.향후 영화에 함께 출연하고 가족들에게 도움을 준 도민들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강릉과 속초,인제 지역에서도 상영회를 열어 작품을 공유할 예정이다.

신 감독은 “평창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 등의 격동기를 강원도 DMZ 최전방 끄트머리 마을과 올림픽 개최지에서 보내게 되면서 그 과정을 모두 카메라에 담았다”며 “누구에게나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아픔의 형태,분단의 상처 속에서도 가족들에게 도움 주신 도민들의 모습을 트럭 위 가족의 삶을 통해 보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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