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석회·소독제 폭우에 쓸리면
지난 일주일 방역 수포 돌아가
강풍에 축사 울타리 등 훼손 땐
야생멧돼지 접촉 전염위험 커져

경기 파주,연천에서 국내 최초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잠복기가 남아 있어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태풍 ‘타파’가 덮쳐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아프리카돼지열병을 차단하기 위해 농가 주변에 뿌린 생석회와 소독제가 빗물에 쓸려 내려가 도내 곳곳에 구축한 방역전선에 구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도방역당국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지난 17일부터 도 전역에 생석회 100여t을 배포하는 등 전 농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소독을 실시했다.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뛰어나 구제역,조류독감 차단에도 함께 있는 생석회는 한번 도포하면 보름에서 한달정도 효과가 지속된다.하지만 생석회는 물질의 특성상 태풍 ‘타파’가 쏟아낸 폭우에 씻겨내려 갈 수밖에 없다.태풍 ‘타파’가 예상치 못한 복병이 돼 지난 일주일 가량 실시한 방역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태풍 ‘타파’에 따른 도내 누적 강수량은 최고 2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타파’가 몰고 온 초속 45m의 강풍에 축사 시설물,울타리가 훼손되면 야생멧돼지와 접촉 가능성이 높아져 전염 위험도 커진다.원주에서 돼지 2500마리를 키우고 있는 정모씨는 “돼지열병 발병 이후 매일같이 농가에 소독을 하는 등 방역에 힘썼지만 태풍으로 인해 모두 허사가 될까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이에 따라 도방역당국은 23일 태풍 ‘타파’가 지나가는 대로 도 전역에 일제 소독을 실시한다.또 태풍으로 구제역,조류독감 사체 매립지가 유실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도방역당국 관계자는 “태풍으로 방역에 허점이 생길 것을 대비해 군 제독차량 1대를 추가 투입하고 대대적인 소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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