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침체기 ‘춘천 신북읍 용산리’
국방개혁 2.0 축소판 옛 춘천 102보충대 일대
2016년 해체후 사람 발길 끊겨
13개 외식업소 중 1곳만 남아
국방개혁땐 지역소멸 현실화

▲ 매주 화요일 입영 장병과 가족,친구를 태운 차량으로 발 디딜틈이 없었던 춘천 신북읍 옛 102 보충대대 주차장이 장기 방치차량만 주차돼 휑한 느낌을 주고 있다.
▲ 매주 화요일 입영 장병과 가족,친구를 태운 차량으로 발 디딜틈이 없었던 춘천 신북읍 옛 102 보충대대 주차장이 장기 방치차량만 주차돼 휑한 느낌을 주고 있다.


국방개혁 2.0으로 인해 강원도내 접경지에 주둔하고 있는 9개 사단 중 3개 사단이 오는 2024년까지 사라질 예정이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장병이 빠져나가면 지역경제 붕괴를 넘어 지역소멸까지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접경지 주민들의 걱정이 기우만은 아니라는 것은 3년 전인 지난 2016년 11월 춘천 102보충대가 떠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1일 오후 옛 102보충대 앞.입대하는 날이면 장병과 가족,친구 등 4000~5000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던 3년 전과 달리 인적이 끊겨 황량하기만 했다.부대 앞처럼 인근 상가도 텅 비어 있었다.외식업중앙회 춘천시지회에 따르면 옛 102보충대가 위치한 신북읍 용산1리 외식업소 수는 부대 해체 전 13곳에서 현재 1곳으로 급감했다.

부대 옆 닭갈비전문점 대표 A씨는 “102보충대 폐지 전 근방 4개가 있던 식당 중 우리만 운영하고 있다”며 “과거 보충대가 있을때는 하루에 200~300명,특히 입대일인 화요일에는 손님이 셀수도 없이 많이 왔지만 102보충대가 폐지되면서 하루에 1팀 오면 정말 많이 오는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토로했다.

102보충대 바로 앞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원찬(77)씨도 생계가 막막하다.이씨는 “하루 100명 이상 왔는데 지금은 담배 4~5갑이면 많이 판거다”며 “관광버스가 중간에 들려 주전부리나 담배를 사갈 수 있게 시가 운영했던 부대 앞 화장실이라도 다시 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102보충대 해체에 따른 피해는 용산1리에만 그치지 않는다.102보충대 주둔 당시 입영 인원이 연간 5만명에 달해 택시와 숙박업소,명동·온의동·신북읍 닭갈비 골목 등이 누렸던 ‘입영 특수’ 역시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다.부대가 떠난 빈 땅은 면적도 작지 않은데다 국방부 소유여서 활용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

부대 해체 뒤 군인휴양소 유치가 추진됐지만 불발됐고,현재 부대 주차장 부지에 동물보호센터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상인 B씨는 “‘장사가 안되면 떠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고향인데다,사실 떠나고 싶어도 부동산 가격이 너무 떨어지는 등 등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반려견 공원이든,박물관이든 일단 무엇이든 들어와 방문객이 지금보다 10%라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왕근 wgjh6548@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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