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반발 왜?
선로 220㎞ 철탑 440기 건설
생산된 전력 전량 수도권 공급
암 발생 등 건강권 침해 우려
정부 환경훼손 이중 잣대 논란


강원도내 곳곳에서 한국전력공사의 500㎸ HVDC(직류송전) 동해안~신가평 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놓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송전선로 사업에 대한 반발은 홍천,횡성에서 촉발돼 영월,정선,평창으로 확산된 뒤 정치권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양상이다.송전선로 사업이 도민들의 공분을 사는 이유와 한전의 입장을 들어봤다.

■ 전기 전량 수도권행

도민들이 송전선로 사업의 백지화를 외치는 건 수도권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일방적인 피해를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2008년 제4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확정된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선로길이 220㎞,송전철탑 440기의 송전선로를 건설하는게 주요 내용이다.송전선로는 건설 뒤 동해안 지역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 전량을 수도권으로 공급하게 된다.송전선로 경과 지역은 3개 도 11개 시·군이며 이중 도내에는 6개 시·군에 180여기가 넘는 송전탑이 설치된다.동부구간에는 삼척·영월·정선·평창 등 4개 시·군이,서부구간에는 횡성·홍천 등 2개 시·군이 포함됐다.

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강원도는 20여년 전 765㎸ 송전탑 설치로 인한 환경파괴와 자연경관훼손,재산가치하락 등 많은 피해를 감수해왔다”며 “한전이 투명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을 약속하고도 불투명한 과정과 밀실논의를 답습한 만큼 초고압송전철탑 사업 백지화를 위한 대응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송전탑에 갇힌 강원도

도내에는 이미 수많은 송전탑과 송전선로들이 설치돼 있다.도내에 세워진 송전탑은 강릉 584기(181.5㎞),삼척 549기(193.8㎞),정선 469기(162.5㎞),춘천 360기(124.2㎞),인제 354기(112.1㎞),영월 324기(106.2㎞) 등 모두 4910기며 송전선로는 1653.7㎞에 이른다.

횡성에 거주하는 이재원(60)씨는 “횡성지역은 20년 전에 초고압 송전탑이 설치됐는데 이번에 새로운 고압선이 또 지나가게 생겼다”며 “송전탑이 설치된 지역은 통계상 암환자 비율도 높다고 하는데 건강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윤모(60·홍천)씨는 “송전탑 전자파로 인해 사람은 물론 동식물까지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며 “지역 내에 설치된 수많은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이중잣대에 더 분노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정부가 수도권에 필요한 전기를 수송하기 위해 백두대간 훼손을 묵인하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면서 민심은 더 들끓고 있다.도의회는 “환경부는 백두대간을 훼손하는 440기 이상의 송전탑 건설에는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 반면 높이 40m의 지주 6개를 설치하는 친환경 오색케이블카 사업에는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로 백지화시키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여 도민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정부와 한전은 근원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제2의 밀양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역주민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현재 추진 중인 500㎸ HVDC 송전선로 사업은 송전탑의 규모가 765㎸에 비해 작고 직류 특성상 주민들이 우려하는 전자파 피해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한전 경인본부 관계자는 “현재 동해안지역 송전선로의 경우 전력을 수송할 수 있는 용량이 부족해 신규 송전선로 건설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며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전은 전자파 없는 직류송전 방식인 HVDC 방식을 도입했다.앞으로 지역주민 협조 하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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