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강원고고문화연구원 보물 제496호 화천 계성리 석등 정비시행 발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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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천 계성리 절터 중심사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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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천 계성리 절터 1호 건물지(육각형) 조사후 모습
화천 계성리의 한 절터에서 남한 지역 최초의 육각형 건물터가 발견됐다.

화천군과 강원고고문화연구원(원장 지현병)은 보물 제496호 화천 계성리 석등 정비를 위해 시행한 발굴조사에서 육각형 건물터와 석탑터,석등터,중문터 등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절터에서 최초로 확인된 평면 육각형의 건물지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사찰 내 육각형 건물터는 북한 금강산 정양사 법당터인 약사전에도 있기 때문에 두 건물터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계성사와 정양사는 모두 고려 현종(재위 1009∼1031) 대에 활동한 인물인 최사위(崔士威)가 창건에 관여했다고 알려져 있다.두 사찰 모두 육각형을 모형으로 삼아 법당,석탑,석등을 축조,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최사위가 두 사찰을 거의 같은 설계구도 속에서 대부분 건축물을 조성한 것으로 조사단은 파악하고 있다.조사단도 이번 발굴과 관련,최사위의 행적에 주목하고 있다.고려 시대 인물 최사위는 사원과 궁궐 축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져 있으며 그의 묘지명에도 낭천군 개통사(開通寺)와 계성사(啓星寺),개차근산(금강산) 정양사(正陽寺)가 언급됐다.

고려시대 유물인 계성리 석등은 일제강점기에 절터에서 약 200m 거리로 이전돼 원위치를 알 수 없다.이번에 발견된 건물터처럼 석등도 육각형이다.육각 석등은 한반도에 4점만 현존한다고 전해지고 있고,그 중 하나가 정양사 석등이다.

계성리 절터에서 드러난 육각형 건물터는 가람배치(사찰 건물의 배치)상으로 볼 때 본존불을 모신 금당(金堂)으로 보인다.이번 시굴조사에서 부속건물터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사세와 위상이 매우 컸던 사찰이라는 것도 짐작가능 하다.육각형의 기단에는 고맥이 초석(주춧돌)을 사용,불상을 놓는 불대좌(佛臺座)가 있었을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정양사의 육각형 법당지(현 약사전) 중앙에도 석조본존불이 있어 이 역시 비슷한 대목이다.

이 때문에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남북교류와 문화재 공동조사 등이 활발해 질 경우 두 사찰을 비교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모이고 있다.조사단 관계자는 “남북교류가 회복되면 두 사찰을 남북이 공동연구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사안이다.연구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발굴 현장은 내달 1일 오후 2시에 공개된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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