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피해 왜 컸나
삼척 궁촌 강수량 집중 역대 2위
밤시간대 발생해 시민 대비 취약
해수면 상승 배수 난항 하천 범람

2~3일 동해안은 태풍 ‘미탁’의 중심부가 아닌 가장자리에 들었지만 역대급 피해를 입었다.

그 이유는 비의 집중도를 나타내는 시간당 강수량에서 찾을 수 있다.태풍 ‘미탁’이 지나가는 동안 삼척 궁촌에서는 시간당 강수량이 100㎜를 넘었다.특히 2일 오후 10시16분부터 오후 11시15분까지는 129㎜의 물벼락이 쏟아졌다.

‘시간당 129㎜’는 지난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 주암의 시간당 145㎜에 이은 역대 2위이다.최악의 태풍 중 하나로 꼽히는 2002년 ‘루사’의 시간당 100.5㎜(강릉)보다 30㎜ 가까이 많고,2003년 ‘매미’의 56.5㎜(대관령)보다는 두배 이상이다.태풍 ‘미탁’이 동해시에 뿌린 시간당 67.4㎜은 이 지역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이고,강릉의 60.5㎜는 지역내 역대 4번째로 기록됐다.

태풍 ‘미탁’은 시민들이 잠들어 대비가 취약한 밤시간대 덮쳐 피해를 키웠다.3일 새벽 동안 삼척 궁촌에 내린 비는 400㎜를 넘었고,삼척 원덕은 350㎜,동해시는 300㎜ 이상을 기록했다.이 기간 침수,유실 등의 피해가 집중돼 주민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역대급 피해를 입는데는 백두대간과 바다 사이에 놓인 지형적 특성도 작용했다.백두대간에서 이어지는 가파른 산줄기를 따라 동해바다로 흐르는 하천은 경사가 급한데다 폭도 좁아 집중호우가 내리면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주택,도로 침수의 원인이 된다.

김인호 강원대 삼척캠퍼스 지구환경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영동 남부지역의 경우 태백산맥의 가파른 경사탓에 유속이 빠른데다가 한꺼번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하천의 범람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태풍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전체적으로 상승해 배수가 원할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경포호,사천 등지에 침수,범람 피해가 잇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권 강원기상청 예보관은 “영동 남부지역이 태풍의 중심과 인접한 우측 반원에 놓인데다가 수증기를 머금은 동풍의 유입으로 형성된 강한 비구름대가 태백산맥에 부딪히면서 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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