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이탈리아 영화 기획전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개최
2차 세계대전 종전후 등장 기법
영화사적 위상 바꾼 6편 상영

▲ 영화 '삼형제' 스틸컷
▲ 영화 '삼형제' 스틸컷

찬란했던 이탈리아 영화의 궤적을 살피는 자리가 강릉에 마련된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이탈리아 영화 기획전을 개최한다.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순회상영회 일환으로 마련된 것으로 ‘이탈리아 클래식:네오리얼리즘의 흔적들’을 주제로 열린다.네오리얼리즘의 전성기를 주도한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 등 고전영화 6편을 만날 수 있다.

‘네오리얼리즘(neo-realism)’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등장한 이탈리아 영화의 새로운 경향으로 로베르토 로셀리니,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 등을 중심으로 전개됐다.전쟁 후 페허가 된 공간에서 빈곤과 갈등으로 얼룩진 사람들의 처절한 모습들을 담아낸다.기존 영화의 전통적인 내러티브 스타일이나 현실을 왜곡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큐멘터리적 사실성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당시 영화 흐름을 고전 시기에서 모던의 시기로 전환시키며 세계적으로 이탈리아 영화의 위상을 보여줬다.

▲ 영화 '순수한 사람들' 스틸컷
▲ 영화 '순수한 사람들' 스틸컷

‘순수한 사람들’은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후기작으로 19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귀족의 속물주의와 배신을 다룬다.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를 만나는 웰시 툴리오.그의 아내인 줄리아나는 그런 모습을 보며 고통에 시달린다.사실상 부부의 관계가 끝을 향해갈 쯤 줄리아나는 젊은 소설가를 만난다.단 한번도 아내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믿었던 툴리오는 그녀가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자 복잡한 심경이 되고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이탈리아 데카당스 문학의 선두에 섰던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한 것으로 극단을 향해가는 잔혹한 사랑 이야기를 화려한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로 표현했다.

▲ 영화 '붉은 사막' 스틸컷
▲ 영화 '붉은 사막' 스틸컷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첫 컬러 영화인 ‘붉은 사막’은 색깔을 가장 탁월하게 표현한 영화로 꼽힌다.1964년 제25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작품은 고도로 성장한 이탈리아의 공업도시를 배경으로 한다.공장 기사인 남편 그리고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쥴리아나는 어느날 자동차 사고로 병원에 입원한다.그녀는 퇴원하며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정신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한다.쥴리아나는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가족들은 그녀의 불안을 해소해주지 못하고 그녀 역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남편의 출장을 계기로 한 남자와 불륜관계에 빠져들지만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해소되지 않는다.

▲ 영화 '추하고 더럽고 미천한'
▲ 영화 '추하고 더럽고 미천한'

이밖에 냉소적인 풍자와 해학 넘치는 블랙 코미디로 1976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추하고 더럽고 미천한’,세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이탈리아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담은 ‘삼형제’,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무관심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을 통해 상실의 슬픔과 가족의 비극을 그린 ‘천사의 시’ 등이 상영된다.

이탈리아 영화의 감상과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8일에는 영화강연도 마련된다.오는 8일 오후 6시 35분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순수한 사람들’ 상영 후 정란기 이탈리아영화제 대표가 강연한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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