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거의 해마다 크고 작은 자연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마치 불청객처럼 잊을 만하면 불쑥 들이닥치곤 한다.앞으로는 동해바다,뒤로는 태백준령을 끼고 있는 동해안이 이런 재난에 특히 취약하다.배산임수(背山臨水)의 천혜의 입지가 자연재해에는 속수무책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하의 명당이 때로는 이렇게 혹독한 아픔의 원인이 된다.

지형적인 특성과 기후 조건이 만나면서 잦은 악기상(惡氣象)이 나타나는 것이다.봄가을에는 대형 산불,여름에는 태풍과 집중호우,겨울에는 폭설과 한파가 잦은 것이 이런 이유때문이다.이 또한 그대로 자연일 것이지만 주민들에게는 혹독한 시련이 아닐 수 없다.2002년과 2003년 발생한 태풍 ‘루사’와 ‘매미’는 기록적 피해를 내면서 자연재해의 대명사처럼 돼 있다.

물난리와 버금가는 것이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일 것이다.2005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천년 고찰 낙산사를 불태우고 사흘 만에 가까스로 진화됐다.강원도는 전체 18개 시긿군 가운데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을 비롯한 6곳이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도열해 있다.자연지형과 기후조건이 대동소이하고 이 때문에 거의 비슷한 자연재난을 번갈아가며 겪고 있다.

올해는 동해안 6개 전 지역이 불난리 물난리를 다 겪은 해로 기록될 것 같다.지난 4월 고성과 속초,강릉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많은 피해를 냈다.화재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피해복구와 보상조차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산불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 3일 제18호 태풍 ‘미탁’이 우리나라를 관통하면서 강릉 동해 삼척에 또 다시 큰 피해를 안겼다.

지난 주말도 군과 경찰,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온 국민의 온정이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에게는 큰 위안이 될 것이다.큰 재난 때마다 군 장병들이 큰 역할을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군은 국가 안보의 보루인 동시에 ‘재난대응군’으로서의 역할이 막중하다.국방개혁이 추진 중인데 군의 이런 역할이 반드시 감안되기를 바란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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