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잇단 침수 피해-강릉 산성우2리 총체적 대책 필요
하천수로터널 폭·높이 비좁아
호우시 토사 물길막아 침수유발
시 “하천정비 기본계획 수립”

▲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2리 정동천 상류 하천 위로 7번 국도와 영동선 철도가 나란히 지나가면서 비좁은 하천에 교각이 줄지어 서 있다.
▲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2리 정동천 상류 하천 위로 7번 국도와 영동선 철도가 나란히 지나가면서 비좁은 하천에 교각이 줄지어 서 있다.


정동천 하천을 따라 형성된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2리 일대가 집중호우만 쏟아지면 마을이 거의 저수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연거푸 심각한 침수피해에 시달리고 있어 재난방지를 위한 총체적 대책마련이 절실하다.산성우2리는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매미’로 쑥대밭이 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도 태풍 ‘콩레이’로 물난리를 겪었던 곳 이어서 태풍은 이제 주민들에게 ‘악몽’ 그 자체다.

주민들은 “국도와 철도,지방도가 한몸처럼 묶여 지나가면서 하천의 통수단면이 비좁아지는 구조적 문제점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침수피해 실태=정동천을 따라 여러 마을이 형성된 산성우2리는 지난 3일 태풍 ‘미탁’ 통과 당시 거의 예외없이 물바다 피해를 입었다.산성우2리 귀나무골 일대의 경우 지붕만 남기고 집이 잠겨 잠자던 주민들이 한밤중에 잠옷 바람으로 뒷산 고지대로 대피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고,정동천 하류 산성우2리 본동마을의 경우는 수십가구가 또 물에 잠겨 진흙뻘밭이 되는 피해를 입었다.주민 윤귀순(65·여)씨는 “지난해 태풍 ‘콩레이’ 때는 하천의 물이 하수구로 역류해 물바다가 되더니 올해는 하천의 물이 그대로 마을로 넘쳐 버렸다”며 “집중호우 때 마다 물난리 대피를 해야하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문제점=주민들은 정동천 일대 마을이 이처럼 비에 취약한 원인으로 국도와 철도,지방도가 동시에 묶여 지나가는 구조적 취약성을 지목하고 있다.귀나무골의 경우는 7번 국도와 영동선 철도,지방도가 한몸 처럼 묶여 마을 앞을 지나가면서 그 밑을 통과하는 80여m 길이 하천 수로터널을 주민 통행로인 지하통로박스로 사용하고 있다.그런데 수로터널 겸 통행로인 지하통로의 폭과 높이가 3m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비좁은데다 집중호우 때는 이곳에 상류에서 떠내려온 나무와 토사 등이 걸리고 쌓여 오히려 물을 가두는 댐이 됐다.박종욱(80)씨는 “지하수로로 빠져나가지 못한 물이 순식간에 저수지처럼 차올라 집을 덮치는 악순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동천 상류 명계천 합류지점의 경우는 폭 40여m 하천에 철도와 국도 교각 5개가 동시에 서 있고,하류 본동마을 하천에도 철도 교각 2개가 비좁은 하천 위에 버티고 있어 상류에서 나무 등이 떠내려와 걸리면 물길이 막혀 마을로 넘치는 취약한 구조를 안고있다.

◇대책=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산성우2리 본동마을이 태풍 ‘콩레이’로 물바다가 된 뒤 하천 준설과 마을 인근의 제방 보강 등의 공사가 실시됐지만,이번 비에는 속수무책이었다”며 “정부 차원의 재난 대응을 위해 수로 겸용으로 사용하는 귀나무골 지하통로 확장과 함께 정동천 하천 내 국도와 철도 교각 정비,하상과 수로 정비 등의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시 관계자는 “반복되는 수해를 막기 위해 정동천 전체를 대상으로 하천정비기본계획 수립에 나서는 한편 국도와 철도를 관리하는 정부 당국에도 비좁은 지하통로와 교각 문제점 등에 대해 건의했다”고 말했다. 최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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