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발견지점 차단망 설치…대대적 포획으로 개체수 조절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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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쪽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또 검출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5일 철원군 원남면 죽대리의 민통선 내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ASF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16일 밝혔다.

이로써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야생 멧돼지는 이번을 포함해 7마리로 늘었다. 민통선 안에서 발견된 개체 수는 5마리이다. 나머지 2마리의 발견 장소는 비무장지대(DMZ) 안쪽 1마리, 민통선 남쪽 1마리 등이다.

ASF에 감염된 폐사체는 15일 오후 2시께 멧돼지 폐사체 수색작업을 벌이던 군인에 의해 발견됐다.

철원군은 같은 날 오후 4시 30분께 시료를 채취해 환경과학원으로 이송했으며 군부대 협조를 받아 표준행동지침(SOP)에 따라 사체를 매몰했다. 환경과학원은 이날 오전 10시께 ASF 확진 판정을 내렸다.

철원에서 발견된 감염 멧돼지는 이번이 4마리째이다. 모두 원남면에서 나왔다. 이번 발견 지점은 지난 12일 진현리의 감염 폐사체 발견 지점으로부터 1.4㎞ 정도 떨어진 곳이다.

비슷한 지역에서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된 데다 무리를 지어 사는 멧돼지의 생태 특징을 고려할 때 이 지역 야생 멧돼지의 상당수가 ASF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확산 우려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원화 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이번에 검출된 지점은 기존 검출 지점과 위험지역이 유사하다. 멧돼지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임시 철조망을 설치 중"이라며 "민통선과 군부대 출입 시 철저한 소독 방역이 이뤄지고 주변 민가에서도 소독 방역 조치를 할 것을 철원군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정부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환경부는 "멧돼지 폐사체 발견 지역에서 감염 우려 개체의 이동을 저지하기 위한 임시 차단망을 설치했고, 최근 발견 지점에서는 설치 중이며 1∼2일 내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추가로 더 넓은 범위의 차단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조사를 추진 중이며 설치 시기를 최대한 단축하고자 도로나 하천 등 현장의 지형지물을 이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멧돼지 포획 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민관군 합동으로 전날부터 포획 작전을 벌이고 있고, ASF 전파 우려가 있는 발생·완충 지역을 제외하고 경계지역 등의 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강화하고 있다.

환경부는 "민통선 이북 지역과 경계지역에서 우선 포획을 통해 충분한 수준까지 개체수를 줄이고서 발생·완충 지역에서는 감염 가능성이 있는 멧돼지의 행동권을 벗어나는 지역에서 관계기관 및 전문가와 협의해 총기 포획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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