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질감 빗살무늬 앞에서’
26일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토기 중심 과거와 현대 연결

▲ ‘소리의 질감, 빗살무늬 앞에서’ 포스터
▲ ‘소리의 질감, 빗살무늬 앞에서’ 포스터


선사시대 토기에 새겨진 무늬를 보는 현대인 마음에는 어떤 파장이 일까.


선사시대 토기에서 받은 영감을 현대 음악과 예술로 표현하는 무대가 시도된다.오는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리는 ‘소리의 질감,빗살무늬 앞에서(Moire Fringe)’는 강원예술인들이 양양 지경리 빗살무늬 토기를 중심으로 선사시대와 현대를 잇는 독특한 형태와 주제의 공연이다.태양이 비추는 모습을 그렸다는 빗살무늬 토기의 빛과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욕망,선사시대와 현대의 만남이 또다른 무늬의 파장으로 번져나가는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다.


공연에는 강원대에서 작곡을 가르치는 현대음악 작곡가 안성희의 음악에 현대 무용가 조성희 강원대 교수,마임이스트 유진규를 비롯해 클라리네스트 김건주,첼리스트 정승원,무용가 정유라 등이 호흡을 맞춘다.공연 타이틀 ‘모아레 무늬(Moire Fringe)’는 프랑스어로 규칙적으로 변화하는 2개의 무늬가 서로 겹치면서 생기는 성긴 무늬를 뜻한다.고대와 현대의 얽힌 시간들,그 속에서 인간들이 해 온 복합적 선택,이로 인해 만들어진 우리 시대의 무늬를 되돌아본다.6개의 프로그램 중 첫 공연 ‘Intro&태양의 지리경’으로 막을 여는 유진규 마임이스트는 긴 빙하기를 끝내고 따사로운 빛을 받으며 문명의 터전을 일궈낸 그 시절,인류 최초 대제사장의 모습을 표현한다.빛을 열망하며 신과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을 그린다.

이어지는 ‘Adios GOLE’에서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와 중도에 조성되는 ‘레고랜드’를 중의적 소재로 삼아 인간의 욕심을 비판적으로 담아낸다.조성희·정유라 무용가는 과욕으로 파괴를 거듭해 온 우리 시대 인간의 눈이 선사시대 토기장이의 눈과 만나며 다시 평안을 찾는 과정을 표현해 낼 예정이다.

이날 공연은 강원문화재의 가치를 돌아보는 자리도 될 전망이다.춘천국립박물관에 있는 양양 지경리 빗살무늬 토기는 ‘빛의 무늬’가 새겨졌다는 평을 받는다.입구에 새겨진 가는 빗금이 아랫부분 빗금과 마주보면서 기하학적 인상을 남기고 있는데,그런 파장의 형태가 현대음악과 무용으로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공연 타이틀과 동명의 음반도 이날 동시발매될 예정이다.

안성희 작곡가는 “빗살무늬 토기에서 받은 영감을 통해 과거 신석기 시대 토기장이와 현 시대 예술가들을 연결할 것”이라면서 “예술가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인간의 잘못된 선택이 가져온 참담한 시간의 결과를 되돌아 보겠다.시공간을 초월한 예술가들의 고뇌와 본질적 창작의 가치를 공감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 양양 지경리 출토 빗살무늬토기
▲ 양양 지경리 출토 빗살무늬토기

▲ 신석기 시대 토기
▲ 신석기 시대 토기


이번 공연은 캐나다 NGO단체 AMPKIND의 16번째 ‘ARA KOREA’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린다.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도 벌였던 이 단체는 문화예술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올해는 이번 공연과 음반 발매 외에 빗살무늬와 암각화 등의 기하학 문양을 패션디자인 소재로 활용하는 공모전도 개최,공연과 함께 시상식이 열린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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