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버섯채취 현장을 가다
가을마다 야산 채취꾼 몰려
절벽 추락사고 빈번한 곳
낙엽·풀 미끄럽고 산세 험해
출입금지 경고 안내판 전무

▲ 21일 기자가 찾은 인제 기린면 한 야산의 버섯 서식지는 주변 나뭇가지,수풀을 잡지 않고는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고 험했다.
▲ 21일 기자가 찾은 인제 기린면 한 야산의 버섯 서식지는 주변 나뭇가지,수풀을 잡지 않고는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고 험했다.

21일 인제 기린면의 한 야산.이름없는 산이라고 하기에는 산세가 깊고 험했다.이곳은 우거진 숲 사이로 송이,능이버섯과 약초들이 집단으로 서식해 해마다 가을이면 채취꾼들이 몰려들고 있다.버섯을 따다가 절벽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산길은 초입새부터 만만치 않았다.경사가 가파르고 바닥은 진흙 위로 낙엽이 덮혀 미끄러웠다.30분 정도 올라 닿은 산 중턱부터는 경사가 더욱 심해져 주변의 나무나 바닥의 수풀을 잡지 않고는 한 발자국도 내딛기 어려웠다.버섯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숲속 그늘진 곳을 찾아가다보니 산세는 더 깊어져 사람의 발길이 닿은 흔적이 없었다.

길은 잃은지는 오래였고 정신을 차려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뒷편이 낭떠러지였다.버섯 채취로 시야가 좁아져 자칫 발을 헛디디면 곧바로 굴러떨어질 정도로 아슬아슬한 경사였다.채취꾼에게 항상 추락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현장이었다.

하산길도 사고 위험이 컸다.산속을 헤매는 동안 체력이 소진된 탓에 몸으로 가파른 경사를 내려오다보니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오후 5시도 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미 어둠이 내려 지형지물을 식별하는데 어려움도 있었다.이처럼 위험천만했지만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판이나 경고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마을 주민 이모(70·여)씨는 “길이 험하고 위험해 여기 사람들은 웬만하면 다른 방향으로 돌아 올라간다”며 “특히 정상 부근은 면적이 좁고 뾰족해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6~2018년 도내에서 임산물 채취 중 산악사고는 모두 15건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66%인 10건은 9~10월 일어났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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