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야생 멧돼지 폐사체 섭취
돼지열병 바이러스 매개 가능성
국내 AI항원 검출 엎친데 덮친격

경기 파주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겨울철새 도래 시기까지 겹쳐 철새에 의한 ASF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23일 도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겨울 철새의 국내 도래가 확인돼 이달초 ‘철새 도래’ 경보가 발령됐다.

이미 충청권 주요 철새 도래지를 중심으로 AI 항원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다.다행히 지금까지는 모두 저병원성으로 판명됐지만 본격적인 철새 이동을 알리는 것이어서 ASF 차단방역에 비상이 걸렸다.대표적인 겨울 철새 중 하나인 독수리는 야생 멧돼지 폐사체를 먹어 ASF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SF 검출지역에 속하는 철원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철새 서식지여서 ASF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발견된 철원 원남면 일대와 주요 철새 도래지인 철원평야 간의 거리는 40여㎞에 불과하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이날 발표한 ‘2019년 10월 겨울철새 서식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철원평야에는 8만54마리(50종)의 겨울철새가 날아온 것으로 파악됐다.이는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80곳 가운데 충남 서산 간월호(18만4655마리),경기 연천 임진강(12만1020마리)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수치다.

한편 철원과 화천을 포함한 도내 접경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전역에는 엽사 71명과 군인 138명 등 24개팀 209명이 투입돼 ASF 확산 방지를 위한 야생 멧돼지 2차 총기포획작전을 벌이고 있다.철원지역 민통선 내에서 ASF 감염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확인된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도 전역에서 포획된 야생 멧돼지 수는 905마리(접경지 414마리)로 잠정 집계됐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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