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지역문화콘텐츠 풍성]
지역·역사성 부각 핼러윈 콘텐츠 활용
파티·이벤트 청년 주도 새로운 문화 형성

▲ 영월 할로윈 페스티벌 ‘도깨비불_깨비깨비야 놀자’에 등장할 코스튬플레이 복장들.
▲ 영월 할로윈 페스티벌 ‘도깨비불_깨비깨비야 놀자’에 등장할 코스튬플레이 복장들.

매년 10월 31일은 ‘핼러윈 데이’.

미국 전역에서 유령이나 괴물 분장 등 다양한 복장으로 매년 즐기는 독특한 축제다.악령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괴하게 꾸미는 풍습이 화려한 분장 문화로 발전하며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중적 축제로 자리잡은지 여러 해가 됐지만 “서양에서 온 명절을 왜 요란하게 챙기느냐”는 비아냥이나 비판들이 매년 나온다.하지만 문화계나 도심 상가 등에서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매력적인 날이다.

도내 기초단위 문화재단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핼러윈 이벤트를 기획하는가 하면,지역상가 등도 상권 활성화 계기로 만들기 위한 문화축제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영월의 경우 전통 도깨비와 결합시키는 콘텐츠를 활용한 핼러윈 축제를 마련,‘지역콘텐츠화’하는 시도로도 진화하고 있다.




영월 도깨비와 핼러윈의 만남

영월문화재단은 단종과 장릉을 수호하는 도깨비 전통설화를 핼러윈과 엮었다.31일 오후 7시 영월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핼러윈 페스티벌 ‘도깨비불,깨비깨비야 놀자’가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일환으로 지원받아 펼쳐진다.재단과 생활문화예술동호회연합회를 비롯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만드는 ‘도깨비 불’은 단순 핼러윈 파티를 넘어 ‘장릉 도깨비’ 등 영월의 지역성과 역사성을 부각시키는 콘텐츠로 기획됐으며 핼러윈의상쇼와 체험프로그램,디제잉 파티 등도 열린다.앞서 29일 단종과 정순왕후의 재회를 표현한 ‘도깨비불_단종의 꿈’ 창작공연이,30일 ‘도깨비가 지켜준 단종의 사랑’ 오페라 콘서트가 먼저 열려 핼러윈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강릉아트센터도 백스테이지투어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핼러윈 테마를 더했다.30일 진행된 ‘오늘의 출연자:해피할로윈’에서는 좀비가 전자악기 등을 활용한 댄스 퍼포먼스를 펼치고 무대 뒤에 오페라의 유령이 살고 있다는 설정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 지난 주말 원주 중앙동 문화의거리 상설공연장에서 열린 ‘청년쾌락X할로윈’ 축제모습.
▲ 지난 주말 원주 중앙동 문화의거리 상설공연장에서 열린 ‘청년쾌락X할로윈’ 축제모습.

원주 문화의거리에서는 원주문화재단 주최로 원주청년축제 ‘청년쾌락X할로윈’이 열렸다.청년문화기획자 양성 프로그램 ‘G지대 프로젝트’를 수료한 지역 청년들과 낭만사 등 청년기업인들이 기획,‘유령’들만 참여할 수 있다는 설정 아래 진행했다.18m 대형 핼러윈터널이 설치됐고 ‘영혼 등록증’ 발급 이벤트와 DJ 호러파티 등 다양한 체험과 쇼가 진행됐다.

춘천명동 상점가 상인회는 31일 춘천시민과 함께하는 플리마켓과 중고마켓,버스킹 공연 등을 진행한다.상인회가 명동상권 활성화와 시민상생 대안으로 찾은 ‘시민자원재생프로젝트’의 첫 행사를 핼러윈에 맞춰 열기로 한 것.기타동아리 어쿠스틱 홀릭과 비더 칸의 댄스 공연이 모처럼 거리 분위기를 띄우고,제로페이 사용자에게 닭갈비 10%를 할인하는 등 저녁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육림고개에도 청년몰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핼러윈이벤트가 진행,호박모양 조명이 점등됐고 30일 캠프페이지에서 열린 춘천마임축제의 ‘물위의 火루밤,물火일체’도 핼러윈 주제로 공간이 꾸며져 관객들을 맞았다.



장르물·호러물 흥행 속 시너지 상승

핼러윈은 방송이나 영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전시나 체험행사로도 진화중이다.최근 국산 스릴러 장르물과 오컬트,호러물 등이 잇달아 인기를 끈 덕이다.악역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이 흥행하고,‘좀비’를 비롯해 공포스럽고 어두운 이미지의 소재들도 대중문화 각종 플랫폼에서 적극 차용하면서 핼러윈과의 거리가 가까워졌다.특히 이달 개봉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 ‘조커’,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말레피센트’는 매력적 악역이라는 장점 덕에 주인공 코스프레가 올해 핼러윈 인기 소재로 떠올랐다.

국내 콘텐츠를 확대 재생산하는 플랫폼으로도 활용되고 있다.서울 성수동에는 케이블채널 OCN이 인기 장르물을 중심으로 꾸민 ‘스릴러하우스’를 마련,할로윈을 겨냥한 오프형 콘텐츠 체험 공간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넷플릭스는 국내 첫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한 ‘킹덤’을 테마로 한 팝업존 ‘조선 좀비학교’를 열었고,인기 어린이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를 활용한 ‘신비아파트 귀신 구하리’ 특별관은 내달 17일까지 열려 인기 귀신들을 만날 수 있다.

김여진·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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