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문영 ‘별을 삽질하다’

‘올해 61세 6개월의 남자 시인입니다.그동안 외계어 같은 말만 해댔는데, 한두 달 사이에 갑작스레 진짜 말이 나오기 시작했어요.정말 애타게 기다렸는데…(중략),‘말문-시인의 꿈’

강원대 약학교수로 재직해 온 허문영 시인이 올해 정년퇴직한 후 시집 ‘별을 삽질하다’를 냈다.오대산 절 마당에 쏟아지는 별을 보며 삽으로 쓸어담아 ‘군불로 지피시거나’,‘묵은 밭에 뿌려도 좋고’,‘해우소 돌담으로 쌓아도 좋’다고 생각한다.또 ‘어둑한 새벽 밭에도 별이 뜬다’(‘밭에도 별이 뜬다’)거나 ‘개밥그릇’과 ‘내밥그릇’에서도 별을 봤다(‘개밥바라기별’)는 시구를 보면 어디에서든 별을 볼 수 있으니 기다리던 ‘진짜 말’도 나왔겠구나 싶다.‘꿈-설계상담일지’에서는 시에 대한 영감을 어디에서 얻는지 묻는 제자와의 문답을 실었고,긴 호흡의 시들도 여럿 눈에 띄어 다채롭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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