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표창원 의원이 내년에 치러지는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불출마 이유로 사상 최악의 20대 국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출마를 접는다고 했다.20대 총선 당시 새로운 인물로 영입돼 각각 비례대표와 지역구로 출마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이들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방송 등을 통해 대중에게 꽤 알려진 인물이다.

선거 때마다 정치권을 물갈이 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높았다.정치를 바꿀 새로운 인물이 국회에 많이 들어가 정치권을 쇄신하라는 주문이다.이에 따라 지난 주 자유한국당의 1차 영입인사 발표를 시작으로 각 정당들은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에 대비해 인사영입에 나서고 있다.참신하고 역량있는 인물의 영입은 선거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한다.

6월 민주화 이후 각 정당이 영입한 새로운 인물은 이른바 ‘386세대’가 많았다.80년대 학번과 60년대 출생의 30대인 이들은 민주화 운동의 주역으로 도덕성과 참신성을 겸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이들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과 지지도 높았다.‘386세대’라고 불렸던 이들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486세대’에 이어 이제는 ‘586세대’가 됐다.

지금은 ‘86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이제는 현실 정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주류세대가 됐다.하지만 86세대의 정치적 자산인 참신성은 새로운 세대의 몫이 됐다.짧지 않은 정치여정에서 도덕성도 퇴색됐다.심지어 일각에서는 86세대의 퇴진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들린다.물론 86세대에 대한 비판은 세대교체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무엇보다 급변하는 시대에 철저하게 혁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민주화를 이룬 열정만으로는 시대정신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투쟁한 사람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것”이라고 했다.어쩌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룬 86세대들의 정치적 자산이 역설적으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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