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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이노베이션,공유경제가 답하다] ⑧ 스페이스 마켓

단순 부동산 중개를 뛰어넘은 상상력의 힘
세미나 열리던 회의실, 밤에는 파티장으로 180도 탈바꿈
공간 공유 플랫폼 스페이스 마켓
텅빈 평일 결혼식장서 아이디어
커뮤니티 교류 등 목적 따라 임대
수요자 취향 맞춰 컨설팅도 진행

권소담 kwonsd@kado.net 2019년 11월 15일 금요일 19 면
▲ 스페이스마켓을 통해 대여한 공간에서는 커뮤니티 교류,세미나,코스프레 촬영회,파티 등 다양한 목적의 행사와 모임이 이뤄진다.
▲ 스페이스마켓을 통해 대여한 공간에서는 커뮤니티 교류,세미나,코스프레 촬영회,파티 등 다양한 목적의 행사와 모임이 이뤄진다.

[강원도민일보 권소담기자]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위스키 바를 운영하는 오오타니 히레마사(51)씨는 오전11시부터 오후4시까지 탄탄면 식당 주인 사에키 유스케(33)씨와 가게 공간을 공유한다.바 운영시간은 오후7시부터 오전5시까지 24시간 중 10시간 뿐.나머지 14시간 동안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해 도쿄의 높은 임대료를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최근 일본에서는 부동산 임대료 부담을 나누고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공간 공유’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2014년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일본 법인을 설립한 이후 일본 내 공간 공유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확산되며 숙박,주차장,회의실,점포 등 다양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일본공유경제협회와 정보통신종합연구소는 공간 공유서비스가 2030년 3조5000억엔으로 성장해 2018년 대비 7배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공간 공유 시장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5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내년에는 53억엔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일본 공간 공유 플랫폼의 대표주자

2014년 1월 일본 도쿄에서 설립된 스페이스마켓(Spacemarket)은 공간 연계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하는 부동산 공유 플랫폼 기업이다.창업자인 시게마츠 다이스케(43) 대표는 2016년 공유 경제의 확산과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목표로 일본공유경제협회를 주도적으로 설립하는 등 일본 공유경제의 상징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간 대여를 신청할 수 있고 중개자는 설비 또는 편의시설의 유무,지켜야할 예절 또는 금기 등을 대여자와 이용자에게 전달한다.이런 중개 비즈니스에서 스페이스마켓은 임차인이 지불하는 이용료의 5%,임대인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30%를 수수료로 받는다.공간 사용 전 모든 결제 절차가 완료돼 임대인이 요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리스크를 없앴다.스페이스마켓의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을 위해서는 공간 제공자와 수요자의 매칭 건수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사업 초기 스페이스마켓에 등록된 공간은 100여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1만6000개 이상의 공간을 확보해 수요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게 됐다.공간 소유자가 스스로 스페이스마켓 플랫폼에 등록한 비율이 60%를 웃도는 등 잉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 공간공유 플랫폼 스페이스마켓은 1만6000곳 이상의 공간을 보유해 공간 소유자와 사용자를 연결해준다.
▲ 공간공유 플랫폼 스페이스마켓은 1만6000곳 이상의 공간을 보유해 공간 소유자와 사용자를 연결해준다.


■ 단순 부동산 중개를 넘어선 기발한 상상력

스페이스마켓은 공간 사용권을 사고 파는 중개자다.그러나 단순 부동산 임대 플랫폼을 뛰어넘어 일본 공유경제 모델의 대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상상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야구장에서 주주총회를 하면 어떨까’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틀을 깨는 도전 정신이 시장을 사로잡았다.기존 공간 목적과 부합하는 용도로 공간 대여를 중개하기도 하지만 무인도,야구장,종교 시설,전통가옥 등 특별한 공간을 활용해 빈 시간에 새로운 용도와 가치를 재창출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기획하고 수요자를 연계한다.코스프레 동호회에서 스페이스마켓을 통해 무인도를 빌려 사진 촬영 행사를 벌이는 일은 일상이 됐다.

사업 구상 단계에서 시게마츠 대표는 텅 빈 평일의 결혼식장과 주말의 회사 사무실을 떠올렸다.일본 전역에는 빈집이 800만개 이상 추산될 정도로 비어있는 공간이 많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 모두 만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이런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전체 이용횟수는 비공개지만 스페이스마켓의 자체 조사 결과 ‘보드 게임을 공유 공간에서 즐기고 싶다’는 수요가 전년 대비 2배,공부 모임은 3배 증가했다.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것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 없이 나만의 공간에 있다는 편안함이다.지난해 결산 공고에 따르면 스페이스마켓의 연매출액은 5억7824만엔을 기록했다.전년대비 2017년 254%,2018년 265% 성장하는 등 성공적인 공유 모델로 나아가고 있다.

■ 공간에 색깔 입히기

부동산 소유주들이 유휴공간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수요자들의 취향에 맞게 공간 컨설팅을 하거나 이벤트를 지원하는 일도 스페이스마켓의 역할이다.향후 이런 사업 방향을 주력으로 삼아 공간과 관련된 소품과 집기를 공유하는 플랫폼도 마련할 계획이다.특정 업체의 상품으로 꾸민 쇼룸을 마련해 체험하게 하는 프로젝트도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논의되고 있다.공간 기반의 공유 아이디어는 지역의 관광 부흥의 해결책으로 활용하기도 한다.나가사키현 사마바라시는 운젠산 화산 분화 이후 관광객이 줄어들자 스페이스마켓과 연계해 대표적인 관광자원인 시마바라성을 임대할 수 있도록 했다.이곳이 코스프레 동호인들이 선호하는 촬영회 현장으로 각광받으며 시마바라시는 새로운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노우에 싱고 스페이스마켓 사업추진부장은 “스페이스마켓은 단순한 공간 임대에서 벗어나 사회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추구한다”며 “유휴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권소담 kwonsd@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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