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시상식.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대표팀 박병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2019.11.17
▲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시상식.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대표팀 박병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2019.11.17

김경문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준우승으로 마치고 “내년에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눈여겨보고 강한 대표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끝난 프리미어12 결승에서 일본에 3-5로 지면서 준우승했다.

2015년 초대 대회에서 따냈던 우승 타이틀을 지키지 못하고, ‘한일전’으로 열린 마지막 2경기에서 모두 패해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서울 예선 라운드에서는 분위기가 좋았다.

한국은 호주, 캐나다, 쿠바를 연파하며 3연승을 달리고 C조 1위로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대표팀의 1선발로 출격한 좌완 양현종이 예선 첫 경기인 호주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자 데이비드 닐슨 호주 감독은 “양현종은 월드클래스”라고 극찬했다.

▲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를 앞두고 10일 오후 도쿄돔호텔에서 열린 감독 공식 기자회견에서 감독들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스콧 브로셔스 미국 감독, 김 감독, 데이비드 닐슨 호주 감독,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감독, 홍이중 대만 감독, 후안 카스트로 멕시코 감독. 한국대표팀은 11일 미국과 첫 경기를 갖는다. 2019.11.10
▲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를 앞두고 10일 오후 도쿄돔호텔에서 열린 감독 공식 기자회견에서 감독들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스콧 브로셔스 미국 감독, 김 감독, 데이비드 닐슨 호주 감독,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감독, 홍이중 대만 감독, 후안 카스트로 멕시코 감독. 한국대표팀은 11일 미국과 첫 경기를 갖는다. 2019.11.10

일본 도쿄와 지바에서 열린 슈퍼라운드는 녹록지 않았다.

김 감독은 슈퍼라운드 시작 전 6개 참가국 감독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말로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감독에게 허를 찌르는 선제공격을 날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제가 이승엽의 타구를 보는 데 우측의 이나바 감독님 쪽으로 날아간 기억이 난다”고 말한 것이다.

김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감독이다. 이나바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국가대표 외야수로 뛰었다.

김 감독이 회상했던 장면은 한일전으로 열린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2-2로 맞선 8회 말 이승엽이 결승 2점포를 때린 장면을 말한다. 당시 이승엽의 타구는 일본 우익수였던 이나바 감독의 머리 위로 지나갔다.

▲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와 한국의 경기. 4회 말 한국 선두타자 이정후가 안타를 날리고 1루 코치와 환호하고 있다. 2019.11.15
▲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와 한국의 경기. 4회 말 한국 선두타자 이정후가 안타를 날리고 1루 코치와 환호하고 있다. 2019.11.15

현 대표팀의 외야수 이정후는 슈퍼라운드의 무대인 일본 도쿄돔에 입성하고서 “이상하게 긴장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한국시리즈 때도 그랬다”며 웬만해서는 떨지 않는 ‘강심장’을 자랑했다.

이정후는 실제로 슈퍼라운드 매 경기 겁 없는 활약을 펼쳤고, 8경기 타율 0.385 4타점 5득점이라는 좋은 기록을 남겼다. 또 대회 베스트 11으로 꼽혀 최고의 외야수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 12일 일본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과 한국의 경기. 2회 초 2실점한 한국투수 김광현이 숨을 고르고 있다. 2019.11.12
▲ 12일 일본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과 한국의 경기. 2회 초 2실점한 한국투수 김광현이 숨을 고르고 있다. 2019.11.12

12일 지바에서 열린 대만과의 슈퍼라운드 경기에서 대표팀은 0-7로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다.

경기 후 대만의 훙이중 감독은 “우리가 한국보다 모든 것을 잘했다”며 한국 대표팀에 뼈아픈 말을 남겼다.

김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상대 팀에 모두 졌다”며 대만전 완패를 시인했다.

대만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3⅓이닝 8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무너져 패전한 김광현은 “내가 트러블 메이커 같다. 결국에는 더 쫓기고 그런 게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광현은 올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하고자 하는데, 프리미어12 기간에 메이저리그행 이슈가 계속 자신을 따라다니자 큰 부담감을 느껴 대만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C조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5대0으로 승리를 거둔 대표팀 선발 양현종이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9.11.6
▲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C조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5대0으로 승리를 거둔 대표팀 선발 양현종이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9.11.6

한국은 16일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과 맞붙었다. 프리미어12에 걸린 2020 도쿄올림픽 티켓을 확보하고 결승 진출도 확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대표팀은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벤치를 지키다가 16일 선발 기회를 잡은 내야수 황재균은 경기 전 “홈런 칠 것 같다”고 예상했고, 실제로 3회 초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에 8-10으로 졌다.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일본 마운드를 공략해 다득점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일본 포수 아이자와 쓰바사는 일본 매체에 “한국 타자들이 어떤 공에 어떤 반응을 하는지 보려고 볼 배합을 했다”며 한국 타선의 활약을 평가절하하는 인터뷰를 해 대표팀 선수들로의 심기를 건드렸다.

포수 양의지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선수는 다 점수를 안 주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포수 박세혁도 “헛소리다. 약하다고 생각하고 공을 던졌어도 아웃 카운트를 잡으면 ‘나이스 플레이’를 외쳤을 것”이라고 격분했다.

▲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1회초 2사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날린 한국 김현수가 홈으로 들어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9.11.17
▲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1회초 2사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날린 한국 김현수가 홈으로 들어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9.11.17

한국은 17일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주장 김현수는 “동생들 고생 많았는데 못난 형들 만나 아쉽게 끝나게 돼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하성은 “내년에 더 잘해야 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졌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해도 변명이다. 내년에는 이겨서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 가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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