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숙 작곡가

▲ 민성숙 작곡가
▲ 민성숙 작곡가
지난 11월 13일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창작 칸타타 ‘1592,붉은 동백 충장공 한백록이시여!’ 초연을 출연진과 관객 모두 마음을 합쳐 멋진 공연으로 잘 마쳤다.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사람은 충장공 한백록장군의 거룩한 죽음이 남긴 ‘충(忠)과 의(義)의 정신’을 춘천의 정신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춘천 서면 방동 출신의 한백록 장군은 1592년 임진왜란의 첫 전투인 옥포해전을 승리로 이끌었고,한산도대첩에서는 선봉장으로 우뚝 서 왜군을 물리치는 등 그 공이 혁혁했으나 미조항 전투에서 38세의 일기로 적의 탄환에 안타깝게 전사하신 분이다.

문무를 겸비한 한백록 장군은 28세에 알성무과에 급제,경복궁 수문장으로 첫 발령을 받아 충직하게 임무를 수행하였고 두 번째 발령은 지금의 대전시 유성구 진잠 현감으로 부임했다.진잠에서 목민을 하던 중 왜군의 침략을 우려한 선조 임금이 한 장군을 지세포 만호로 발령하여 남해바다를 지키도록 했다.지금도 거제도 지세포에는 장군께서 왜군을 맞을 준비로 축성한 성벽이 남아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부산진 첨사로 부임한 한 장군은 뿔뿔이 흩어진 조선 수군을 다시 모아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과 함께 연합 함대를 구성,왜적을 맞아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키면서 충과 의를 몸소 보여주셨다.그 숭고한 정신을 높이 평가받은 한 장군은 춘천부에서 유일하게 충장(忠壯) 이라는 시호를 받으셨고,나라에서 내린 충신 정려(旌閭·강원도 문화재 112호)는 지금 그 분의 생가터 춘천 서면 방동리에 있다.이번 창작 칸타타는 이러한 그 분의 충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작곡가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작곡한 한백록장군의 일대기였다.

충장공 한백록 장군의 정신이 춘천 정신으로서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일제강점기 춘천고등학교와 춘천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일으킨 상록회 사건과 만세 사건이라 할 수 있다.소양강과 봉의산,장군봉으로 이어지는 그 정기와 충의 정신이 당시 고등학생들에게로 이어졌다 여겨진다.

칸타타 공연을 마치면서 더 늦기 전에 이제 충장공 한백록장군의 충의 정신을 춘천 정신으로 다시 힘차게 세워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임진왜란 당시 한백록장군과 함께 왜군을 상대로 목숨을 버린 장군들은 그 고장에서 이미 잘 기리고 있는데 우리 춘천은 미처 기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다.

부산광역시에는 충장공 정발 장군 동상이 있고,광주광역시 충장로는 충장공 김덕령 장군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이런 이유로 춘천도 충장공 한백록장군의 정신을 기리는 동상을 중앙로 로타리에 세울 것을 제안한다.모쪼록 이제라도 후대에 물려 줄 춘천 정신을 바르게 세워 춘천이 충의의 정신문화 도시가 되도록 모두가 공감하고 이 일에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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