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겨울철 철새 먹이주기 사업
“멧돼지 사체 먹은 독수리들 ASF 바이러스 전파” 사업 반대
“먹이 찾아 농장주변 날아들면 오히려 감염병 발생” 사업 찬성

▲ 철원지역의 대표철새인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
▲ 철원지역의 대표철새인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

[강원도민일보 이종재 기자]철원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잇따라 발견되고 겨울철새 도래기까지 겹쳐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철새 먹이주기 사업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철새가 바이러스 매개체가 될 수 있어서다.

철원군과 철원두루미운영협의체는 이달초부터 일주일에 2회씩 지역내 월동지에서 두루미 먹이주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인근 다른 지점에서는 독수리 먹이주기도 하고 있다.

몽골 등에서 날아와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월동을 하는 독수리 350~500마리를 비롯한 두루미,재두루미,쇠기러기 등의 철새와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멧돼지 등 동물의 사체를 먹는 독수리가 ASF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어 철새 먹이주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문화재청은 최근 자문회의를 거쳐 한국조류보호협회 측에 독수리 먹이주기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고,이와 관련된 공문도 지난 4일 철원과 경기 파주,경남 고성·김해·산청 등 각 지자체에도 발송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ASF 확산의 매개체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독수리에 대한 먹이 급여를 지속할 경우 농가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업 일시 보류 요청을 한 것”이라며 “향후 개체수 모니터링,ASF 감염 역학조사,2차 자문회의 등의 과정을 거쳐 먹이주기 중단에 대한 지속 여부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새 먹이주기 찬성 측은 먹이주기를 통해 오히려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백종환 철원두루미운영협의체 회장은 “독수리 먹이주기가 중단되면 천연기념물인 독수리가 먹이부족으로 인한 탈진으로 떼죽음이 우려되고 독수리들이 먹이를 찾아 민통선을 벗어나 양돈농장 주변으로 날아들면서 오히려 감염병을 전파할 우려도 있다”며“만약 지침이 내려온다면 당연히 따라야겠지만 아직까지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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