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첫 공동연구…국내 요인은 51%
12∼3월 고농도 시기 중국 영향 확대

▲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예보된 22일 오전 남산서울타워 주변에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2019.10.22
▲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예보된 22일 오전 남산서울타워 주변에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2019.10.22

국내 초미세먼지(PM-2.5) 중 국내 영향으로 발생한 것은 절반가량이고 32%는 중국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첫 공동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평균 농도를 기준으로 한 이번 연구 결과에서 밝혀지지 않았지만, 겨울철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는 국외 영향이 커지며 국내 미세먼지 중 중국발 요인이 70%에 이르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한·중·일 3국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책 결정자를 위한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 공동연구(LTP)’ 요약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대기 질 모델 기법을 이용해 한국 3개 도시(서울, 대전, 부산)의 국내외 초미세먼지 발생 요인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비롯한 요인(자체 기여율)이 51%, 국외 요인이 49%로 나타났다.

국외 요인을 뜯어보면 중국발 32%, 일본발 2%였고 나머지는 북한, 몽골, 동남아시아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에 산출한 기여율은 2016년 서울만을 대상으로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으로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국내 52%, 국외 48%)와 유사하고 2015년∼2016년 서울시가 자체 분석한 결과(국내 45%, 국외 55%)보다는 국내 자체 기여율이 높게 나왔다.

3국 공동 연구에서 중국(베이징, 톈진, 상하이, 칭다오, 선양, 다롄)의 초미세먼지 가운데 중국 자체적으로 발생한 먼지는 91%였다. 한국발은 2%, 일본발은 1%에 불과했다.

일본(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초미세먼지 55%는 일본에서, 25%는 중국, 8%는 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연평균이 아닌 12월∼3월 등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로 한정해 보면 국외 요인, 특히 중국발 요인의 영향력은 더 확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바람 방향 등 고농도 시기 사례별로 다르긴 하지만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국외 기여도가 70∼80%에 달한다는 분석을 과학원에서 발표한 적 있다”며 “올해 2월 27일부터 3월 초까지 고농도 시기에는 국외 기여율이 80%, 그중 중국 기여율이 70%포인트 정도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1월 11∼15일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 전국 미세먼지 중 국내 요인으로 발생한 것은 18∼31%, 국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은 69∼82%를 차지한다고 조사된 바 있다.

2000∼2017년 모니터링 결과 3국 모두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 농도가 하락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5년 대비 지난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의 경우 한국은 12%, 중국은 22% 하락했다. 일본은 2015년 대비 2017년 농도가 12% 낮아졌다.

이번 보고서는 2000년부터 한·중·일 전문가가 공동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3국 정부가 연구 결과를 함께 검토해 발간한 최초의 보고서다.

애초 지난해 발간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 이견으로 발간이 연기된 바 있다.

중국은 2013년부터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해 대대적인 미세먼지 감축 정책에 나서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였기 때문에 최근 자료를 연구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과학원 측은 전했다.

연구 결과 발표 범위를 두고도 중국이 소극적이었던 탓에 연구진이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결국 올해 2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중국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이 이달 23∼24일로 예정된 한·중·일 환경 장관회의 전까지 발간하자고 합의해 발표됐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중국이 중국발 요인을 30%대로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 보고서가 동북아 대기 질 개선을 위한 국가 간 협의의 귀중한 과학적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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