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모두가 기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누구나 원하는 뉴스를 생산하고,손쉽게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이전과는 달라도 한참 달라졌다.언론이 행정,사법,의회에 이어 제 4부라는 말을 듣던 시절이 있었다.그러나 언론은 이제 하나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개인의 삶과 사회의 구조적 환경이 돼 있다.특정 영역이나 인식의 틀에 가둘 수 없고,삶과 분리할 수 없게 됐다.

이전엔 절대 부족한 정보 제공하고,정보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언론의 한 역할이었다.지금은 그 반대를 걱정하는 세상이 되었다.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정보가 잘 뚫린 정보의 고속도로를 타고 유통된다.그러나 좋은 정보,진짜정보뿐만 아니라 나쁜 정보,가짜정보가 덩달아 판을 친다.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게 되었고,이런 정보의 과잉이 오히려 해악을 끼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다.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한 포럼에서 언론의 이 같은 역기능을 지적했다.이전에는 보수든 진보든 소수의 같은 미디어를 보며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위험한 방식으로 주변과 담은 쌓고 있다는 것이다.보수성향의 폭스뉴스를 보는 사람과 진보성향의 뉴욕타임스를 읽는 사람이 다른 현실 속에서 산다고도 했다.

미디어환경이 소통을 증진하기보다는 단절과 고립을 가져온다는 얘기다.이념과 진영에 따라 선택적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각자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이것이 미디어천국,정보의 홍수시대에 던져진 과제일 것이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하나의 토끼 굴(rabbit hole)만 좇다보면 사물이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며 지금 잘못된 것을 좇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회의 빛과 소금이 돼야하는 언론 고유의 역할은 변할 수 없다.언론이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소리까지 듣게 됐지만,그만큼 진짜언론이 절실하다는 것이다.참 언론을 갈망하는 것이 독자제현의 요구일 것이다.‘도민을 생각하는 신문,도민이 사랑하는 신문’을 기치로 창간한 강원도민일보가 오늘 27주년을 맞는다.옷깃을 여미고 청년 도민일보의 역할을 되새겨본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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