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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책,나무가 아닌 숲을 보아야 한다

서신구 2019년 11월 26일 화요일 30 면

▲ 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 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지난 해 줄어든 취업자 수가 다시 늘어나면서 우려가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매월 초 고용현황이 발표될 때마다 여전히 많은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그러나 모든 경제정책이 그렇듯 원인을 잘못 파악하거나 조급하게 결과를 고치려 하면 근본적 문제 해결은 요원해지고 중장기적으로 더 커다란 부작용이 발생한다.특히 고용에 관한 해석과 대응에는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일자리는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인구구조나 산업구조 변화와 같은 고용의 외생변수가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가장 나중에 나타나는 후행지표이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고용지표 중 취업자수 증가 폭을 어느 정도 중시해야 할까?강원도의 15세에서 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부터 줄어들고 있는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층 인구는 늘어나고 있다.고령층 일자리가 늘지 않으면 전체 고용규모가 확대되기 쉽지 않은 인구구조다.따라서 전체 취업자수 증감과 함께 연령대별 고용률과 같은 여러 지표들을 균형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용의 내용은 어떤 기준으로 봐야할까?노동생산성이 대체로 낮은 고령층 취업자 수가 증가할수록 비정규직 등 소위 질 낮은 일자리가 늘어나게 된다.이와 같은 상황에서 경제가 성장하려면 기존 청장년층 일자리의 노동생산성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매월 발표되는 고용통계에는 아쉽게도 일자리의 생산성 상승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없다.양질의 일자리가 중요하지만 비정규직 비중과 같은 지표만으로 고용의 질을 평가할 경우 부정적 측면이 지나치게 과장될 위험이 있다.

여성층 고용도 비슷한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완충하는 방안 중 하나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확대다.이를 위해서는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단시간 일자리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가 필요하다.그런데 이러한 일자리들은 비정규직 일자리로 분류될 개연성이 높다.경제활동 참가자의 수요나 능력에 맞는 일자리가 늘어나면,가계소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기업 소득이 늘어남으로써 일자리의 질이 개선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고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강원도 전체 취업자 수의 25%에 달하는데도 계속 늘어나는 자영업자에 대한 관점도 중요하다.자영업자 비중은 선진경제일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지만,관광산업이 주력산업 중 하나인 이탈리아처럼 자영업자 점유율이 21%(2018년 기준)에 달하는 사례도 있다.산업구조나 정책당국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자영업자 비중과 추이에 대한 평가가 달라져야 할 것이다.

고용정책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서는 정확한 인과관계 분석과 함께 당장의 비판이나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 장기 시계의 전략이 중요하다.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고 헤매면 숲이 망가져 나무가 설 자리 없는 형국이 될 수 있다.강원도는 10월 초 일자리국을 신설했다.노동수급 측면과 함께 그 이면에 흐르는 구조적 흐름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시각과 균형감 있는 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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