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콜로퀴움 - 강원은 어디로, 진단과 대안]
섹션Ⅱ.커지는 경제개발 소외와 환경보호의 목소리

▲ 노승만 강원연구원 연구본부장(사회),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최형규 대한건설협회 도회 사무처장이 ‘커지는 경제개발 소외와 환경보호의 목소리(섹션II)’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최유진
▲ 노승만 강원연구원 연구본부장(사회),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최형규 대한건설협회 도회 사무처장이 ‘커지는 경제개발 소외와 환경보호의 목소리(섹션II)’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최유진

환경과 경제섹션에서 참석자들은 공공서비스 분야에 치중된 도내 산업구조의 후진성을 언급하며 농업과 관광 등 강원도만의 장점을 살린 산업 육성을 제안했다.특히 도시단위의 혁신생태계 조성을 제안하는 등 변화하는 4차산업 시대에 대비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참석자

◇사회

△노승만 강원연구원 연구본부장

◇토론

△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최형규 대한건설협회 도회 사무처장

# 강원 경제 및 산업구조 진단


△노승만=“강원도는 꾸준히 정체돼왔다.지난 수십년간 우리나라,특히 강원지역의 성장동력은 토목이었다.전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국토 균형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여러 해결책들은 환경 문제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30년 전 반도체를 개발하고 광케이블을 구축할 때는 기대감이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먼저 든다.”

△최형규=“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것은 SOC 사업이지만 문재인 정부 이후 SOC 예산이 축소됐다.지난해 SOC 예산은 19조원으로 전년도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SOC 투자 1조원 당 신규 취업자 수는 1만4000명에 이른다.강원지역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2%로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21.7%)에 이어 두번째로 크며 제조업(8.8%)보다도 높다.”

△서신구=“1990년대 이후 강원지역 성장률이 전국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밑돌면서 전국에서 차지하는 경제규모의 비중이 1990년 3.6%에서 2017년 2.6%로 하락했다.제조업이 취약하고 공공부문 비중이 높은 강원도 산업구조는 전국과의 격차확대 원인이다.도내 산업별 비중을 보면 제조업은 2000년 13.4%에서 2017년 9.3%로 하락해 전국 평균(30.3%)을 크게 하회하고 있는 반면 공공부문은 같은 기간 17.5%에서 24.5%로 확대됐다.2000∼2018년 일자리 증가의 약 절반은 65세 장노년층이 차지한 반면 청년층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다.”

△한종호=“앞으로 무엇을 통해 먹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가 최대의 고민인 때다.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으니 국비를 받아야하고 결국 중앙정부가 구상하는 사업을 수탁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수립된다.그 지역에 얼마나 적합한지,지역발전 전략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국비를 얼마나 받아오는가가 최대의 과제가 됐다.국비 확보라는 명분 아래 중앙정부가 그려주는 분홍빛 청사진만 따르다 보면 실패와 좌절만을 거듭하게 된다.”

△정준호=“강원지역은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GRDP의 비율이 높고 제조업 등 민간 산업의 비중이 약하다.이는 부분적으로는 북한과 접경을 이루고 있어 군부대가 입지하고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또 역외수출을 통해 지역 소득을 증대시키는 산업인 제조업의 비중은 1985∼2017년 동안 약 10% 안팎을 오가고 있다.강원지역은 수도권 규제 효과가 있었지만 교통 인프라의 개선이 지체되고 여러 가지 규제 등으로 대규모 공장 설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서신구=“GRDP 대비 연구개발비(R&D) 비중은 2017년 기준 1.0%로 전국(4.6%)보다 낮으며 취업자 중 연구개발 종사자 비중(1.5%)도 전국평균(2.4%)을 크게 밑돌고 있다.연구개발을 민간이 주도하는 타지역과 달리 대학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R&D 산출물의 상당수가 지역내에서 활용되고 있지 못해 생산성 향상 및 성장잠재력 확충의 제약 요소다.”

△한종호=“강원도가 잘하는게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강원도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로컬사업에 대한 투자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우리 지역에 맞는 생존전략과 성장전략을 모색하는 것에는 소홀했던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이 필요하다.강원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그 해법을 토론하면서 합의점을 찾고 그것을 중앙정부에 요구해 나가는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경제 전략을 세워가야 한다.”

△정준호=“주력 기간산업들이 구조조정의 압력에 시달리면서 예전처럼 대규모 국내 투자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기존 가공조립산업이나 기초소재산업과 상이한 제조업이 입지하지 않는다면 강원도의 제조업 비중 확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첨단산업 유치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지역특성에 맞는 산업을 발굴하고 키워야한다.바이오산업 같은 경우도 성장이 어렵다.해당 산업의 전반적인 국내 수준과도 연결되어 있어 거대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


# 지역경제 자립 및 경쟁력 강화 방안

△한종호=“라이프스타일 산업이 대두되는 시대고,강원도에는 타지 사람들이 선호하는 관광지와 음식이 넘쳐난다.혁신적 기업 및 기업인이 일하기 좋은 공간과 문화를 만들어서 성장의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새로운 성장동력이 톱다운 기획에 의해 만들어지는 시대는 지났다.각 산업 부문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얼마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가려진다.지자체 전략과 상관없이 성장한 강릉 테라로사는 커피 문화에 기반해 프리미엄 스페셜티 커피 제시하고 이를 로컬을 상징하는 콘텐츠로 성장시켰다.”

△정준호=“강원지역 교통 인프라가 2010년대 이후 획기적으로 개선됐지만 이것이 대규모 공장 유치 등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은 국내 경제의 투자 주기와 시기적으로 맞지 않았다는 점에 기인한다.경제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강원도는 2000∼2017년 동안 지속적으로 GRDP의 10% 정도가 역외로 유출되고 있다.강원지역 대학에는 관광 및 농업 관련 학과도 많고 기반도 좋다.이를 바탕으로 한 혁신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강원 고랭지 농업도 이제는 사라져가고 다른 지역에서도 작물을 발굴하고 있으니 지금은 변화를 모색할 시점이다.IT와 농업을 결합한 스마트팜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형규=“SOC 등 건설 투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 경제의 성장동력이며 일자리 창출은 물론 관광,복지로 연결되는 가장 효율적인 파생 산업임이 분명하다.강원도가 삼각 테크노밸리 전략을 발표하고 바이오,의료기기,신소재를 개발하기 시작한지 15년이 넘었다.의료기기는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바이오는 다른 지역에 이슈 선점을 빼앗겼다.일본은 소재산업에 집중 투자해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우리도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일관된 경제 및 산업 부흥 정책이 필요하다.”

△한종호=“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도시 단위 혹은 지역 단위의 혁신 생태계가 필요하다.어느 한 지역에 혁신적인 기업이 하나 생기면 이를 바탕으로 인재들이 모이게 되고,그런 사람들이 이합집산 하면서 새로운 창업과 혁신을 일으킨다.한국도 조선과 철강 기계산업이 약해지면서 울산과 포항,마산,창원 등 전통적 경제 거점도시들이 빛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 판교 테크노밸리가,구로공단을 대체하는 가산디지털단지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고 상암동은 디지털콘텐츠의 중심지가 됐다.”

△서신구=“대응 방안 중 첫째는 전략산업의 융합발전이다.바이오,의료기기 등 전략산업 육성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둘째는 외부기업 유치다.대기업 신규사업 등 외부기업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세번째는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타 지역에 비해 농·임·수산업 등에 비교우위가 있는 점을 살려 가공업,유통 및 판매업 등에 투자해 해당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면 강원도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전략산업이 될 수 있다.관광도 마찬가지다.”

△한종호=“젊은 청년 인재들을 끌어들이려면 이들이 향유할 문화 기반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젊은 인재들에게 매력적인,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려는 노력이 신기술 기반의 첨단산업 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신구=“남양주 마석까지 계획된 GTX B노선,여주∼원주간 전철연결을 활용해 강원도가 수도권으로서 역할을 분담할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수도권 핵심지역과의 접근성은 교통 체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경기 지역과 같이 수도권 교통 인프라 확충과 관련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 환경보호-지역개발 이슈 충돌 해법
△최형규=“건설 투자와 항상 상충되는 개념이 바로 환경 보호다.최근에는 건설사업의 추진이 시작단계에서부터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히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 또한 이런 맥락에서 추진이 어렵게 된 상황이라 볼 수 있다.그러나 개발 위주의 사고에 문제가 있다면,개발행위 자체를 악(惡)으로 규정해 무조건적인 반대를 주장하는 행위 또한 지양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보호·보존만으로는 모두가 공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결국,환경보전과 개발행위는 상호 조화를 이뤄야 한다.산업화에 따른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후된 상하수도 시설의 개선,환경오염제거 시설 및 재활용 처리 시설,에너지 생산 시설 등 선제적인 개발행위를 통해 건설투자를 확대하면서 우리의 자연을 보호하는 적극적 행정이 필요하다.”

△정준호=“환경과 개발에 관한 문제는 합리적인 대화가 되기 힘들다.양측은 생각하는 프레임 자체가 다르다.환경론자들은 전지구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개발하는 사람들은 바로 앞에 당면한 문제에 집중한다.강원도에 케이블카가 진짜 필요하고 환경을 생각한 개발을 한다면 오스트리아,스위스처럼 제대로 비용 투자했어야 한다.환경과 개발에 관한 논쟁에는 디테일함이 없고 가치와 신념에 따른 주장의 반복만 이뤄진다.”

△서신구=“홍천 힐리언스 선마을은 자연을 보호하면서 산지를 개발한 대표적인 사례다.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말고 규제가 덜한 일반 산림을 활용하는 방법을 우리는 왜 생각 못했을까.최근 여행 와서 건강검진도 하고 건강한 식사도 하는 웰니스관광에 대한 수요가 크다.

이처럼 우리가 가진 기존의 자원을 살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일회성행사나 시설에 집착하기 보다는 연구와 개발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정리=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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