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환수운동 때 ‘우리 것이니 당연하다’보다 설득 중요”
강원도서 가장 오래된 존상화
가치맞게 본래 자리 선양 기원
최근 문화재 반환 공감대 확산
향토문화 진흥 기여 마중물

▲ 강원도민일보사가 후원한 ‘속초 신흥사 대표문화재 영산회상도 환수 촉진 세미나’가 26일 속초 씨크루즈 호텔에서 발제자와 토론자 등 각계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강원도민일보사가 후원한 ‘속초 신흥사 대표문화재 영산회상도 환수 촉진 세미나’가 26일 속초 씨크루즈 호텔에서 발제자와 토론자 등 각계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신흥사 영산회상도 등 해외로 무단반출된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서는 ‘우리 것이니 당연하다’는 생각보다는 예의를 지키며 꾸준히 상대방을 설득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속초시문화재 제자리찾기위원회가 주최하고 강원도민일보 단독후원으로 26일 속초 씨크루즈 호텔에서 열린 ‘신흥사 대표문화재 영산회상도 환수촉진 세미나’에서 박동석 국제문화재전략센터 이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세미나는 박미현 강원도민일보 이사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주제발표
△김경미 건국대대학원 초빙교수
△박동찬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
△박동석 국제문화재전략센터 이사장

◇좌장
△박미현 강원도민일보 기획이사

◇토론
△김시성 조계종제3교구 신도회장
△정진희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홍성익 강원대 사학과 강사

제1주제┃신흥사 영산회상도 회화적 특징·화승 고찰

김경미=“신흥사의 대웅전은 인조 25년(1647년)에 건립됐고 1651년 목조아미타삼존상과 목조지장보살상을 조성해 극락보전과 명부전에 봉안했다.1755년에는 영산회상도를 봉안했고,이같은 사실은 ‘신흥사극락전중수기’에서 확인된다.신흥사 영산회상도 불화에 참여했던 화승은 수화승 태전비구와 칠혜,두훈,성총 등 10명이다.이들의 역량은 법주사,통도사 등에서 조성된 삼신불괘불도,석가모니괘불도와 같은 18세기의 대표적 괘불도 제작 참여로 입증된다.따라서 역량있는 화승들이 조성한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존상화인 영산회상도가 가치에 맞게 본래의 자리에서 신앙될 수 있기를 발원해 본다.”

제2주제┃한국전쟁기 속초지역 국군 및 UN군 주둔 실태

△박동찬=“한국전쟁 개시이후 1년여간 일진일퇴를 거듭한 유엔군과 공산군은 조기에 전쟁을 종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1951년 7월10일 휴전협상을 시작했다.그러나 휴전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양측은 제한적인 군사작전으로 고지쟁탈전을 벌였다.동해안 지역은 고지쟁탈전을 통해 전선이 고성지역으로 북상함에 따라 속초지역은 후방지역에 포함되면서 미군 등 유엔군과 국군 제1군단이 주둔하게 됐다.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이후 1954년 11월15일 국군 제1군단이 경기도 가평으로 이동할 때까지 속초는 군사작전지역었음이 사료를 통해 확인된다.”

제3주제┃영산회상도 환수 의의와 문 화재 활용 방안

△박동석=“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그리스,이집트,베트남,중국 등과 함께 약탈문화재가 많은 나라다.약탈문화재는 임진왜란,구한말,일제강점기,한국전쟁 같은 슬픈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약탈된 문화재 반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무단반출된 문화재의 환수 운동에 대해 ‘우리 것이니 당연하다’는 생각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우리문화재를 되찾기 위해서는 외교적으로 감정적이거나 완강한 태도보다는 예의를 갖추고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

△박미현=“내년 1월 29일 미국 LA카운티박물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현재 보관중인 신흥사 영산회상도 환수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오늘 발제와 토론을 통해 환수가 반드시 이뤄지길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들이 모아지길 기대한다.”

△김시성=“신흥사 영산회상도 환수운동이 속초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것은 지방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향토문화 진흥에 기여할 것이다.환수운동의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민의 역량 결집 노력과 함께 강원도의 행·재정적 지원도 필요하다.영산회상도 환수 이후에는 신흥사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한편 설악권의 새로운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진희=“미국 LA카운티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신흥사 영산회상도의 화기에 의하면 이 그림은 당시 신흥사 스님들의 원력과 모연에 의해 제작된 불화다.석가모니부처님을 그린 영산회상도가 아미타여래가 주존으로 모셔진 전각(극락전)에 후불화도 모셔진 것은 이례적이다.어떠한 시대적,신앙적 배경에 의해 아미타여래 조각상의 후불화로 영산회상도가 걸려졌는 지 궁금하다.”

△홍성익=“신흥사는 한국전쟁 시기 남·북간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에 있었지만 소실되지 않았다.이는 전쟁이 종료된 이후 한국군 또는 한국인에 의해 신흥사의 여러 문화재가 절취되고 이를 미국인이 매입해 미국으로 가져갔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다.신흥사 영산회상도가 심각히 훼손된 채 미국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전쟁시기에 혼란한 틈을 타 반출됐을 가능성에 무게감이 든다.” 정리=김창삼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