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클잎 첫 시집 ‘시간의 맥을 짚다’
강릉 보현사 템플스테이 중 집필


“내 마음에 당신이 차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대하는 내가 내 마음에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시 ‘초승달’ 중)”

1999년 ‘좋은생각’ 10주년 공모작품에 당선됐던 시 ‘초승달’이다.시인이 산사에 잠시 머물 당시 절대자에 닿지 못한 마음을 표현한 이 시는 한동안 캘리그라피 문구 등으로 유행하기도 했다.그렇게 20여년간 묵묵히 시의 길을 걸어온 정클잎 시인이 첫 시집 ‘시간의 맥을 짚다’(사진)를 펴냈다.지난 9월 강릉 보현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엮은 이번 시집은 고단한 삶을 위로한다.삼계탕집,옷가게,카페 등을 운영하며 ‘시간의 코뚜레에 꿰여 턱 턱 끌려’가 본 시인은 ‘날바닥에 누워’ 잠시 쉬다가 마음의 여백을 찾는다.사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정 시인은 주변 인물들을 시적 대상으로 삼아 시를 써 내려간다.고향의 곡물을 보내온 어머니에 대해 ‘햅쌀같은 사랑이 꺼끌꺼끌 씹힌다’고 한 것처럼.

이영춘 시인은 “정클잎은 ‘생명의 소리’를 잘 받아적는 시인”이라며 “삶도 생활도 괴로움도 그의 시 속에서는 따뜻한 목소리로 융화되어 파문을 일으킨다”고 했다.정 시인은 춘천민예총문학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카페 ‘클잎정’을 운영하고 있다. 김진형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