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연극 산증인 김경태 배우
춘천 소극장존 ‘의자들’ 공연
늘푸른연극제 공연 축하 기획
지역출신 유일 연극제 무대올라
“의자들, 원로 연극인 인생 닮아
후배 연극인에게 귀감 됐으면”

▲ 연극 ‘의자들’ 공연 모습
▲ 연극 ‘의자들’ 공연 모습

[강원도민일보 한승미 기자] “강원도에서 저만큼 많은 공연을 하는 배우는 없을 겁니다.”

강원 연극의 산 증인인 원로 연극인 김경태가 1일 춘천 소극장 존에서 공연 ‘의자들’로 관객을 만났다.이번 공연은 극단 혼성과 한국연극협회 도지회를 비롯한 연극계 후배들이 마련한 자리다.본지는 이번 공연에 앞서 김경태(70) 배우와 그가 살아온 무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공연은 오는 6∼8일 서울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열리는 ‘제4회 늘푸른 연극제’의 축하공연으로 기획됐다.연극제는 대한민국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이번 연극제에서 지역 출신으로 무대에 오르는 이는 김 배우가 유일하다.그는 이번 공연을 위한 작품으로 ‘의자들’을 선택했다.프랑스의 대표적 전위극 작가 외젠 이오네스코 원작의 작품으로 섬 꼭대기에 고립된 부부가 매일 가상의 손님을 초대하며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현재의 불안 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김 배우는 “2006년 체코에서 첫 선을 보이며 호평받은 작품인데 원로 연극인들의 인생과 닮았다고 느꼈다”며 “이 나이가 되니 응어리 진 인생을 대변인을 통해 토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서 잘 나타나듯 이번 연극에는 그의 인생이 녹아있다.어릴 때 개미를 구경하며 상상력을 키웠던 이야기부터 연극인의 꿈을 키웠던 경험 등이 대사와 효과음으로 나타난다.

▲ 원로 연극인 김경태가 1일 연극‘ 의자들’ 공연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 원로 연극인 김경태가 1일 연극‘ 의자들’ 공연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춘천 기와집골에서 하숙을 하던 부모님과 살았던 그는 서커스단 연극배우들이 집에서 하숙을 한 덕에 무료로 공연을 접할 수 있었다.또 군인이던 아버지가 화천 군인극장 관장을 맡았던 것 등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럽게 연극을 진로로 정하게 됐다.

김 배우는 1975년 극단 혼성에서 활동을 시작해 박완서,최지순 그리고 원주 극단 산야를 만든 김학철,속초연극협회를 이끈 장규호 등과 함께 강원 연극계를 이끌었다.특히 지역 작품을 국제 대회에 선보이고 춘천국제연극제를 태동시키는 등 춘천 연극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헌신해 왔다.이후 극단 아트쓰리씨어터를 창단하고 50여년 동안 배우로 공백기 없는 활동을 펼쳤다.지금도 매년 5∼6개 이상의 작품에 출연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역 배우다.

김경태 배우는 “평생을 이 길을 걸어왔는데 원로 연극인으로 선정돼 영광이다.특히 후배들이 헌정 공연을 만들어 줘 더욱 고맙고 보람을 느낀다”며 “후배 연극인들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그들의 길에 귀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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