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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하고도 화려한 기념식이 모두 끝나고마지막 순서인 자리에서 일어나 교가를 부를 때첫 마디부터 울컥 목이 메었다.노래방에서 ‘부모’ 노래를 부를 때 그랬던 것처럼….모교母校의 뜻을 그때 우리는 잘 몰랐다.이윽고 운동장에 모여 농악대와 브라스밴드를 앞세워거리 행진을 할 때 여전히 봄비는 부슬부슬 내리고비옷을 걸친 구부정한 어깨를 맞대어 발걸음을 떼자몇십 년 만에 만난 어릴 때 친구들은 들뜬 마음으로삼 년 동안 지나다니던 등하굣길을 걸었다.이 길이 그때도 4차선이었나 넓어진 것 아냐?저 언덕 기억나니. 짧은 치마를 입은 누나들이 손짓하
독자시
최현순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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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점심값이 처음으로 1만원 시대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나 고물가 시름이 커지고 있습니다. 모바일식권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신’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24년 1분기 평균 점심가격은 1만96원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 9563원에서 5.5%p 올랐습니다. 강원지역은 전국 평균 식대에 비해 700여원 정도 낮기는 하지만, 2배 이상 급격한 인상률을 보여 올들어 식대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점심값 1만원 시대를 알린 이번 분석은 모바일식권 ‘식신’ 서비스 이용자에 제한된 통계이긴 하나, 하루 23만 여명이 이용하는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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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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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의 대체 빙상장 건립 부지가 어디로 선정될지, 유치에 도전한 지자체와 주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도내에서는 춘천과 원주, 철원이 유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국제 빙상장이 들어서면 선수와 관중 등 유동 인구가 증가해 지역 경기를 활성화할 전망입니다. 더불어 스포츠 도시의 이미지를 강화해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기 도내 지자체도 서울 접근성 등을 내세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경기시설마저 경기도에 건립한다면, 스포츠시설의 수도권 집중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지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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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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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 청호동 ‘아바이 마을’은 함경도 출신 실향민 집단촌이다. 마을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함께 한다. 6·25 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1·4 후퇴 당시 함경도에 있던 원주민 일부가 퇴각하는 국군을 따라 남진해 이곳에 도착했다. 실향민들은 고향에 빨리 돌아가기 위해 가까운 속초에 정착했다. 금방이라도 통일이 돼 귀향할 날을 기다렸지만, 헛된 소망에 그치고 있다. 마을을 조성했던 1세대 실향민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나고,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다. 어업 활동이 줄어들면서 인구도 감소하는 추세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도 이름
명경대
이수영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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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년간 강원특별자치도와 대한민국의 입법을 책임질 대표자를 선출하는 제22대 총선이 이달 끝났다. 여야 정당 사이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정책 대결과 프레임 경쟁 속에 여성단체와 여성 유권자들은 여성가족 정책의 내용을 면밀히 살폈다. 각 정당마다 여러 공약들을 내놓았지만 아직 편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남녀 임금 격차 해소를 비롯한 여성복지 정책에서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온다. 갈수록 높아지는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과 기여도에 비례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여전히 부실한 실정이다.최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기고
안정희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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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사 뜰한 생을 마감한벚꽃들 무더기로 누워 있다이대로 묻히지 않으리라부도 전을 탑돌이로 돌아보지만끝내회오리로 다시 돌아와법당 앞 동종 아래 무덤을 썼구나
독자시
송현정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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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어제(4월 23일) 오는 30일 진료 중단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의 집단적 수련병원 이탈로 2개월 계속된 근무 피로도와 암울한 의료공백사태로 소모된 심신을 회복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주 1회 휴진하지 않으면 안될 현실적 이유가 있기는 하나, 의료공백의 구멍이 커져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서울대 위상을 고려할 때 국립대를 비롯한 전체 의대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그렇다고 하더라도 강원지역의 만성적 구인난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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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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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치권이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도내 국회의원 선거구를 합리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지역 정서와 현안이 상이한 지역을 한데 묶어 민의를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정치권과 도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불합리한 선거구가 고착해, 주민들의 불만을 부르는 정치 현안이 돼서는 안됩니다. 또한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 짜깁기’ 식으로 획정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번 기회에 유권자가 납득할 만한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바랍니다.선거구 조정 움직임은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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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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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1762~1836년)은 춘천을 두 번 찾았다. 모두 물색이 곱고 신록이 짙은 봄이었다. 1820년 3월은 형 약현과, 1823년 4월은 아들 학연과 동행했다.1823년 4월15일 새벽. 병풍·휘장·이불을 챙겼다. 붓·벼루·책도 쌌다. 약탕기와 반상기에 죽솥을 갖춰 배를 띄웠다. 날씨는 맑았다. 싱그러운 강바람이 코끝을 스쳤다. 청평에서 첫 밤을 묵었다. 다음 날은 가평 안반촌에서 잤다. 17일 아침 배는 물안개를 헤치며 물살을 거슬러 올랐다. 석지산(山)과 곡갈탄(灘)을 지나자 춘천 서면 당림리다.마당촌에서 점심을 먹고
명경대
남궁창성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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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은 역사와 전통·천혜의 자연환경을 두루 갖춘 관광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운의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왕릉인 장릉을 비롯해 그의 유배지인 청령포, 조선 후기 해학의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 생가와 묘, 고씨동굴과 별마로천문대, 동강생태공원 등이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힌다.그중에서도 단종 관련 콘텐츠는 영월을 대표하는 관광 아이템으로 명성이 높다. 10살에 즉위해 아무에게도 보호받지 못한 채 반강제적으로 왕권을 빼앗긴 데다 숙부 세조에 의해 폐위돼 영월로 유배를 당한 것도 모자라 17살이 되던 해에 죽임을 당했다는 가슴 아
데스크눈
방기준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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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산이 서로 마주보는 곳조그마한 텃밭에나지막한 돌담을 만들고메마른 땅을 일궈산새들의 노래 소리에하루를 시작 하는 곳추위를 이겨내고자란 생명들,세상소리 들리지 않는 작은 공간에시詩 씨앗을 뿌려본다
독자시
정원대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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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로 해마다 폐교가 속출하고 있으나, 그 지역과 마을에 요긴한 기능과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활용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입니다. 도내에 폐교가 발생하기 시작한 1981년부터 올 4월 현재까지 문을 닫은 학교는 482개교입니다. 이미 281개소는 매각 및 부지 교환 혹은 반환 등을 통한 소유권 변동으로 도교육청 재산에서 이탈했으며, 소속 폐교는 201곳인데 미활용이 61개소에 이릅니다. 그나마 활용 중인 140곳도 대다수 외부 임대 방식이어서 지역 기대치에 미치지 못합니다.외부에 임대된 폐교 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2%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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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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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도 출신 의원들이 개원 후 발의할 ‘제1호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내 8명의 지역구 의원 모두 21대 국회에서 활동해, 의정의 연속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되는 법안들은 정파적 이해가 충돌하지 않는, 지역 현안과 관련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국회에서 의결되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강원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기반이 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동료 의원들의 협력 없이 조기에 통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개별 법안에 대한 도 국회의원 간 상호 지지와 지원이 뒤따른다면, 더욱 수월하게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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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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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의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의심(疑心)은 어떤 대상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 혹은 이상하게 여기는 감정이다. 누군가를 의심한다는 것은 일단 신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심이 많은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따른다. 의심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도 생긴다. 예로부터 타인을 의심하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온 이유다.말라 죽은 오동나무를 본 이웃 사람이 “집안에 죽은 나무가 있으면 재수가 없다고 하는데, 어찌 베어버리지 않느냐?”라고 주인에게 물었다. 기분이 찜찜해진 오동나무 주인은
명경대
천남수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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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인구는 백년 전에는 1925년에 132만 명이었고, 수도권 인구는 189만 명으로 수도권과의 차이가 30%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자그마치 1300%나 차이가 난다. 그간 남북 분단, 경북 울진 편입 등 일부 면적이 축소되었다 할지라도 이는 매우 비정상적이다. 선거방송 때마다 당선자 그래픽 지도에서 강원도 땅에 경기도 국회의원 당선자가 표기되어 있고, 강원도 당선자는 동해안 한쪽 끝에 밀려있는 그림을 볼 때마다 우울하다. 역사적으로도 다른 도는 남북으로 분할되고, 광역시도 생겼는데 강원도는 광역시는커녕 특례시 하나 없다.강원
기고
황학수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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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떨어진다출근길 도로는 부산하다 자전거 일행이 자동차들 사이로 바퀴를 들이민다 검정 비닐봉지를 쓰고자전거를 천천히 모는 할머니 곁을 차들 사이로 요리조리 달리던 남학생의 자전거가 곡예하듯 스쳐 간다젖은 도로가 물기를 털어내듯 할머니의 자전거가 휘청한다할머니는 유연했지만 나의 비명에 내 자동차 핸들이 부르르 떤다짧은 치마 겹친 체육복 바지의 페달이비도 차도 아랑곳없다는 듯 유유히 도로를 벗어난다빗방울이 빗줄기로 거세지듯 거침없는 아이들의 몸짓.구르는 바퀴에 감겨 나의 한 때가 페달처럼 달려온다뛰기를 포기하고 교복을 입은 채 비
독자시
김해경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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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의원 4년 임기 중 절반이 다가옴에 따라 강원특별자치도의회에서 하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구성을 놓고 의원간 경쟁이 시작됐다는 보도입니다.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모두 여당인 국민의힘측에서 독점한 것에 이어 하반기에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중론이 내부에서 형성된 탓인지 여당 위주로 의장, 부의장 출마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 등을 감안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여야 협치론이 요구되는 시기여서 능동적인 변화 필요 시점에 있습니다.본지 보도에 의하면 하반기 의장 후보로는 6명이 언급되는 중입니다. 해당 직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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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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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참여와 의대 자율 증원을 모두 거부하고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문제 해결이 더욱 불투명합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로서는 답답하고 불안한 심경입니다.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대화와 소통이 필요합니다. 일단 함께 만나 논의하고 해법을 찾는 일이 중요합니다. 의사들의 대화 거부는 명분을 찾기 힘듭니다. 백지화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논리도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의사협회는 정부와의 대치 구도에 매몰되지 말고, 국민 여론과 염원이 무엇인지 먼저 되새겨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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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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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규 강릉시장이 며칠 전 지역 기관·단체장 월례 모임 자리에서 불쑥 “오늘 오후에 시간이 되는 분은 대관령에 같이 가보자”고 제안했다. “대관령에 무슨 일이 있냐”고 기관장들이 반문하자, “꼭 보여주고 싶은 비석이 있다”고 했다. 김 시장은 “지금부터 200년 전에 대관령 산기슭 중턱에 세워진 비석인데, 모양새는 초라하지만, 비석이 전하는 메시지는 어떤 웅변보다 우렁차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김 시장이 보여주고자 한 비석은 ‘기관 이병화 유혜불망비(記官李秉華遺惠不忘碑)’이다. ‘이병화’라는 이름을 가진 관리의 은혜를 잊지 말자는
명경대
최동열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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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레볼뤼시옹 데 라 대파! La revolution de la Daepa!(대파 혁명!)’. 오늘 날짜, ‘파리 리뷰’에 실린 한국에 관한 만평 기사의 제목이다. ‘대파 혁명!’이라니. 반갑기도 하고, 뭔가 부끄럽기도 하여 나는 ‘파리 리뷰’지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고 있다.위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작가의 상상이 꾸며낸 한 장면일 뿐이다. 요즘은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내는 ‘딥페이크’가 전 세계적 이슈가 되었다. 그러니까 오늘 할 얘기는 허상의 이미지가 구축하는 본질, 예술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사실, 허상이니 본질이니 하
도민시론
박정대
202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