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U2 내한공연 성황리 마쳐
결성 43년만 첫 내한 역사적 무대
전쟁·분단 종식, 평화메시지 전해
밴드 리더 보노, 문대통령 접견
“몽상 아닌 평화 실현 의지 존경”

▲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U2가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U2가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김여진 기자] “사랑, 더 높은 차원의 법 (love, the higher law)”, U2의 ‘원(one)’ 가사 중

아일랜드 출신의 전설적인 록밴드 U2가 결성 43년만에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을 마쳤다.국내 록 팬이라면 누구나 목빠지게 기다렸을 이 무대에서 U2는 전쟁과 분단의 종식,평등과 평화의 완성을 강한 울림으로 전했다.대표 앨범 ‘더 조슈아 트리’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성사된 이번 공연은 지난 8일 서울 고척스카이 돔에서 펼쳐졌다.

U2는 평화를 노래하는 밴드로 유명하다.특히 리더이자 보컬 보노(Bono)는 빈곤과 질병을 끝내기 위한 기구 ‘원’(ONE)을 공동 설립,노벨평화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르기도 한 인물이다.U2의 내한은 유독 늦었다.기다림이 커질수록 한반도 평화의 어떤 계기와 맞물리지 않겠냐는 희망섞인 관측들이 곳곳에서 나왔다.팬들 사이에서는 ‘첫 내한 장소가 판문점이나 철원 노동당사가 된다면 어떨까’,‘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번은 오지 않겠냐’는 꿈같은 관측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고,지난 해부터 철원 접경지역 일대에서 열리는 DMZ 피스트레인(Peace Train) 기획 단계에서도 U2 섭외가 농담반진담반 최고의 시나리오로 거론되고는 했다.

▲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U2가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U2가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최고의 물량공세로 유명한 U2 공연의 특성상 공연장소는 고척 스카이돔으로 정해졌다.장소와 상관없이 메시지는 강했다.보노는 마지막 곡 ‘원(One)’에서 “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평화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했다.앵콜곡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도 관객들을 사로잡았다.이 곡이 흐를 때 대형 스크린에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전 대관령국제음악제 감독과 국가무형문화재 해녀,최근 세상을 떠난 설리 등이 등장한 것.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미투운동의 시작점 서지현 검사,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한국 최초 민간 여성비행사 박경원,한국 1호 여성변호사 이태영 박사 등 국내 여성들 얼굴이 전세계 여성활동가들과 함께 스크린에 등장했다.이날 공연을 관람한 김정숙 여사도 포함됐다.이어 ‘우리 모두 평등해질 때까지는 우리 중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는 문구가 띄워졌다.보노는 “평화로 향하는 길은 우리가 하나가 돼 노력할 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관람을 위해 강릉에서부터 공연장을 찾은 이준기(33)씨는 “U2를 보겠다는 중학교 때부터의 꿈을 이뤘다.서울생활을 접고 고향에 온 후 분단 현실에 관심이 더 많아졌는데 우상같은 존재가 한반도 평화를기원해 주는 모습에 더욱 울컥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연 다음날인 9일 보노와 접견,“훌륭한 공연뿐 아니라 공연 도중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메시지도 내줬다”고 감사를 표했다.U2의 고국 아일랜드도 분쟁을 겪은 나라인만큼 평화이슈를 놓고 공감했다.보노는 공연 오프닝곡이었던 ‘선데이,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에 대해 “아일랜드 상황에 대한 노래지만 한국인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도 담겼다.한국전쟁이 일어난 날도 일요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이어 “평화 프로세스에서 큰 노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시는데 대해 감사하다.단지 몽상이 아닌 평화 실현을 위해 굳은 의지로 끝까지 하고 계시는데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U2는 한국에 다시 오겠다는 의사도 밝혀 추후 꿈으로만 여겨졌던 DMZ공연이 실제로 열릴지에도 음악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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