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 켈리에 이어 KBO리그 거쳐 MLB 입성 성공

▲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을 수상한 린드블럼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12.9
▲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을 수상한 린드블럼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12.9

조쉬 린드블럼(32)은 2019시즌 내내 메릴 켈리(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등판 결과를 챙기고 응원했다.

2020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서 경쟁한다.

“켈리처럼 메이저리그에서 자리 잡고 싶다”고 말한 린드블럼이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했다.

ESPN 등 미국 현지 언론은 “린드블럼이 밀워키와 3년간 912만5천달러(약 109억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린드블럼은 구단이 제시한 기준을 넘어서면 보너스 포함 3년 최대 1천8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린드블럼은 9일 열린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할 때 이미 ‘빅리그 계약’을 확신했다. 그는 “한국에 선수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고 웃었다.

2019년에도, 2020년에도 린드블럼의 목표는 ‘켈리처럼 되는 것’이다.

린드블럼은 “KBO리그에서 켈리와 무척 친하게 지냈다. 켈리가 빅리그에 진출한 뒤에도 꾸준히 연락했다”며 “나도 이번에는 켈리처럼 메이저리그에 정착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하고 2015년 한국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켈리는 2019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년 550만달러에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까지 계약서에 넣은 켈리는 올 시즌 애리조나 5선발로 뛰며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로 활약했다. 연봉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영입’이었다.

켈리의 활약은 린드블럼에게도 호재로 작용했다. 린드블럼도 “켈리 덕에 내가 더 큰 관심을 받는다”고 인정했다.

린드블럼은 2011∼2014년, 4시즌 연속 빅리그 무대를 밟긴 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머문 시간이 더 길었다. 2015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그는 2017년 다시 빅리그에 진입했으나,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롯데로 돌아왔다.

올해 린드블럼은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의 호투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를 독식했다.

한국 무대에서 ‘제2의 켈리’를 찾던 메이저리그 구단은 린드블럼 영입전을 펼쳤다.

린드블럼은 켈리보다 좋은 조건으로 빅리그에 재입성했다. 그는 “켈리처럼 ‘당연히 빅리그에 있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린드블럼이 밀워키와 계약하면서 ‘KBO리그 외인 역수출’ 역사가 이어졌다.

2014∼2016년, 3시즌 동안 NC 다이노스에서 뛴 호타준족 외야수 에릭 테임즈는 2017년 밀워키와 3년 1천600만달러에 계약했다.

2018년에는 윌린 로사리오가 한화 이글스의 구애를 거절하고,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2년 750만달러에 계약했다. 2018년에 워낙 부진해, 1년 만에 계약이 파기됐지만 로사리오는 KBO리그에서 재기에 성공해 높은 연봉을 찍었다.

올해는 린드블럼이 미국, 앙헬 산체스(전 SK 와이번스)가 일본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떠났다.

최근에는 빅리그를 짧게 경험한 젊은 선수들이 KBO리그 구단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응한다. 테임즈, 켈리 등의 ‘역수출’ 성공 사례가 만든 새로운 풍경이다. 린드블럼도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하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유망주들의 KBO 리그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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