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고 합니다.잘 안 풀린다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 잡히면 일이 더 꼬인다고 합니다.당장은 어렵지만 좋게 생각하면 사태를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불가에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을 하는데,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는 것입니다.경자년(庚子年) 새해를 어떤 마음으로 맞아야 할 지는 자명합니다.

신라 고승 원효(元曉)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봅니다.그는 문무왕 1년 의상(義湘)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올라 어느 날 무덤가에서 잠을 청합니다.잠결에 갈증을 느껴 물을 마셨는데 다음날 깨어보니 해골에 고인 물이었다고 합니다.그 실체를 알고 마음이 동요했다면 달게 마실 수 있었을까요.원효는 정(淨)이니 부정(不淨)이니 하는 것도 사물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 달린 것임을 깨닫고 유학을 포기했다는 고사가 전합니다.

새해를 맞았으나 한반도 정세는 시계(視界) 제로의 상태입니다.모두 평화의 화두를 말하지만,그만큼 평화가 위태롭다는 역설입니다.지난해 수출은 10년만에 두 자리 하락(10.3%)을 기록했습니다.정치 또한 희망의 담긴 메시지도 신뢰를 주는 행보도 보여주지 못합니다.그렇다고 절망하고 포기하는 것은 선택이 될 수 없습니다.오늘 일출도 암흑을 뚫고 나왔습니다.

정신과전문의 다니엘 에이먼(Daniel G. Amen) 박사는 부정적 생각은 신체 평형과 운동 조절에 관여하는 소뇌에 영향을 끼치고 측두엽의 활동을 감소시켜 기억력에 문제를 일으키고,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마음먹는 대로 된다는 데,굳이 나쁜 생각으로 운명을 부정할 이유가 있을까요.원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삶을 주도하는 새해가 되길 빕니다.

올해 경자년은 ‘흰쥐의 해’입니다.쥐는 인간에게 미운털이 많이 박혀있는 동물이지만,좋은 상징도 수두룩합니다.쥐띠 해에 나면 재물복이 있다고 합니다.근면과 풍요,다산(多産)을 뜻하기도 합니다.2020년 가장 필요한 가치와 소망입니다.꿈에 흰쥐를 보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경자년 새해,그 자체로 이미 큰 행운이 아닐까요.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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