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시작은 늘 따뜻한 새봄이 아니라 엄동의 혹한 한가운데에 있다.사람들의 계절은 겨울,봄,여름,가을,그리고 다시 겨울인 것이다.새로움의 시작이 새봄이 아니라 한겨울인 까닭은 무엇일까?

첫째,새로움은 성찰로부터 시작함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가을이 되면 나무들은 나뭇잎을 떨고 나목으로 서서 혹한의 겨울을 보낸다.나무의 온전한 모습은 나뭇잎을 떨고 난 후에야 비로소 제대로 볼 수 있다.혹한의 대지에 선 나무들처럼 엄정한 자기성찰을 통해 한 해를 살아온 자신을 돌아보고,그 반성의 끝자락에서 더 좋은 사람,더 행복한 사람,더 멋진 사람이 되기를 다짐하는 새로움의 시작이 한겨울에 맞이하는 새해의 의미이리라 본다.

둘째,새로움은 가족,이웃,친구 등 여럿이 함께 어깨동무하면서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겨울의 혹한은 따스한 온기를,따뜻한 인정을 실감하게 한다.야심성유휘.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듯 추운 겨울일수록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과 인정은 더 고맙고 절실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함께 맞잡은 손의 의미,나를 걱정해 주고 응원해주는 내 가족,이웃,친구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그들과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때 멀리 볼 수 있고,내 꿈의 높은 곳까지 나아갈 수 있으리라.

셋째,실패와 고난은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매화는 혹한의 겨울을 인고한 후에야 맑은 향기를 발하고,좋은 쇠는 수백수천번의 담금질을 거친 후에야 만들어진다.겨울은 다만 생명을 죽이는 계절이 아니라 강인한 생명력을 키워주는 계절이며 봄의 전령이듯 크고 작은 실수나 실패는 낙오자라는 하늘의 낙인이 아니라,“좀 더 힘내,성공이 코앞이야”라고 외치는 하늘의 섭리일 것이다.엄정한 성찰을 자양삼아 단단한 나를 키우고,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길 다짐하면서 2020년을 맞이한다면,분명 우리는 멋진 한해를 살아냈음에 감사하는 세모의 하루와 만나게 되리라 믿는다.

정준호·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홍천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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