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2020년 신년사
▲ 문 대통령, 2020년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공정경제’를 주요 국정 과제의 하나로 다시 강조함에 따라 스튜어드십코드, 집중투표제 등 기관·소수주주 권리 강화 제도 도입과 정착을 위한 법령 정비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공정이 바탕에 있어야 혁신도 있고 포용도 있고 우리 경제사회가 숨 쉴 수 있다”며 “시행령 등의 제·개정을 통해 스튜어드십코드를 정착시키고 상법 개정 등 공정경제를 위한 법 개정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코드(Stewardship code)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기 위한 ‘자율지침’으로, 현재 이미 국민연금을 비롯해 109개 기관이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시행령 개정은 대표적으로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공적 연기금 5%룰 완화’를 말한다.

5%룰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해’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주주가 1% 이상 지분을 사고팔 때마다 5일 내 보고해야 하는 규정이다.

스튜어드십코드 취지대로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이 주주로서 제 목소리를 내면, 5%룰 때문에 실시간으로 지분이 공시돼 투자전략이 그대로 노출되는 위험을 안게 된다.

따라서 금융위는 스튜어드십코드 지원 차원에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의 범위를 줄여 연기금의 5%룰 공시 의무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법무부는 전자투표제·집중투표제(선임 이사 수만큼 의결권 부여)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포함한 상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모두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공정경제에서 차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해소됐고 하도급, 가맹점, 유통 분야의 불공정거래 관행이 크게 개선됐다”고 현 정부의 공정경제 정책을 평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공시 대상 기업집단(재벌) 가운데 순환출자를 보유한 곳은 현대자동차·영풍·태광·SM 등 4곳이고, 이들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모두 14개였다.

현 정권이 출범한 2017년(282개) 시점과 비교하면, 2년새 순환출자고리 수가 95%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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