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뮤지엄 산 첫 사진전
‘낯선 시간의 산책자’ 타이틀
오브제·장소·풍경 3개 섹션
사진·영상·설치작품 60여점

▲ 김도균 작가의 ‘p’ 연작
▲ 김도균 작가의 ‘p’ 연작

[강원도민일보 한승미 기자]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등 지역 명소로 자리잡은 원주 뮤지엄 산(관장 오광수)이 첫 사진전을 마련했다.전시 ‘낯선 시간의 산책자’가 3월 1일까지 뮤지엄산 청조갤러리 1·2에서 열린다.

도시와 자연을 넘나들며 일상의 풍경을 낯선 시선으로 새롭게 풀어내 온 사진작가 11명의 작품을 모은 자리다.참여 작가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30∼40대 젊은 작가들이 주를 이룬다.전시에서는 이들의 대표작과 신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크게 세가지 섹션으로 구성돼 사진,영상,설치작품 등 60여점이 전시된다.‘오브제’ 섹션에서는 익숙한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작가들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장소’ 섹션에서는 지하철 역사,한강,재개발 구역,불교 사찰 등 도시와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장소들을 렌즈에 담았다.관람객의 일상 속 경험과 기억을 이끌어 내기 위해 선택된 장소들이다.마지막 섹션인 ‘풍경’에서는 실험적 시도를 통해 특정 장소가 새로운 풍경으로 재창조된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다.

▲ 박기호 작가의 ‘고요한 경계’ 연작
▲ 박기호 작가의 ‘고요한 경계’ 연작

참여 작가들은 익숙한 사물들에 ‘거리두기’를 제안하며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김도균 작가는 쉽게 소비되는 상품 포장재들을 개미의 시선으로 바라봤다.패키지(package)를 의미하는 ‘p’ 연작은 30점의 사진을 한데 모았다.과자와 계란,각종 제품 상자 등을 근접 촬영하는 방식이다.원래 모습을 떠올릴 수 없는 새로운 형상으로 촬영된 이들 소재는 포장재의 형태나 굴곡에 따라 음영을 만들어내고,그 속에서 느껴지는 공간감은 다시 작가만의 미시적 세계로 이어진다.

박기호 작가의 ‘고요한 경계’는 한지에 인화된 사진들이 철근에 매달려 있다.한지 위에는 사라진 삶의 터전이 담겼다.작가는 서울 돈의문,미아동,북아현동,길음동 등 철거를 앞둔 재개발 지역의 빈집들을 4년 동안 촬영했다.작가의 시선은 골목길과 대문을 지나 낯선 집에 들어서며 누군가의 가장 내밀한 일상을 들여다본다.렌즈에 포착된 흔적과 남겨진 물건들은 관객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 원주 뮤지엄산
▲ 원주 뮤지엄산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오는 18일과 29일 사진 인화체험이 무료로 진행되고,필름카메라 자판기도 설치됐다.앞서 아티스트 토크나 필름카메라 일일클래스 등이 운영돼 호응을 얻기도 했다.오광수 뮤지엄SAN 관장은 “가장 가깝고 익숙한 매체인 사진을 통해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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