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승차율 60%와 비등
2년1개월만에 1000만명
효자철도 역할 톡톡 고무적
지역 명소마다 관광객 북적

▲ 최동열 강릉본사 취재국장
▲ 최동열 강릉본사 취재국장
서울∼강릉을 연결하는 가장 빠른 길인 ‘KTX 강릉선’이 이용객 1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코레일(한국철도공사) 예측에 따르면 오는 20일 쯤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원주∼강릉을 잇는 120.7㎞에 3조 7597억원을 투입해 복선전철을 깔고 2017년 12월 22일 새벽 첫 기적을 울린 이후 2년 1개월여 만이다.

코레일의 승차율 기준으로 봐도 강릉선은 성공한 철도다.대한민국 제1·2 도시인 서울∼부산을 연결하는 경부선 승차율(60%)과 같다.물론 열차 운행량이나 좌석 공급량을 따지면 적지 않은 차이가 있겠지만,승차율 비교만으로 보면 고무적인 결과다.

‘강릉선’이 건설될 때 혹자는 “국가적 대사인 올림픽이 아니었으면 건설될 수 없는 철도”라고 했다.한반도 동∼서를 빠르게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해 달라는 거듭된 요구에도 비용 대비 편익(BC) 등 사업 타당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지하세월을 면치 못하다가 동계올림픽을 맞아 “철도 수송로를 건설하지 않으면 축제를 망칠 수 있다”는 벼랑 끝 이유로 천신만고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

그런데 지난 2년 간 ‘강릉선’이 내놓은 성적은 어떤가.경부선에 비견되는 승차율을 기록하면서 2년 1개월만에 1000만명을 돌파하게 됐으니 ‘효자 철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더욱 고무적인 것은 지난 해에는 산불,수해 등 거듭된 악재에 시달렸는데도 올림픽 이용객이 몰렸던 2018년 개통 첫 해보다 철도 이용객이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개통 1주년까지 465만명을 태워 날랐던 강릉선은 개통 2주년에는 487만명으로 이용객이 더 늘었다.

2년 전 개통식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강원도의 운명을 바꾸는 철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지금 돌이켜 보자면 아직 운명까지는 아니겠지만,큰 변화를 몰고 온 것은 틀림없다.핫플레이스 명소가 곳곳에 뜨고,아무리 추워도 대기 고객들의 긴 줄이 떠나지 않는 소문난 ‘맛집’들이 한 두 곳이 아니다.‘줄 서는 강릉’은 시내 도처에서 어느새 자연스러운 풍경화가 됐다.최근 수도권에서 부임한 한 기관장은 “이제 강릉은 지방 근무 선호지”라는 말로 변화상을 전했다.바다도시인 부산이 강릉선 개통 후 관광객 유인책을 강화하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보도까지 등장했다.

이용객 추세로 보자면 강릉선은 올림픽 덕분에 열린 철도가 아니라 오히려 늦은 만큼 ‘만시지탄’이었다는 것을 온몸으로 웅변했다.

물론 성공의 이면에는 그늘도 있다.당일치기 여행객이 늘고,상품 구매활동 등에서 수도권 ‘빨대현상’ 걱정이 커진 것은 큰 고민거리다.관광 관문인 강릉역 주변의 썰렁한 도시환경 개선,체험 즐길거리 상품 다각화,친절 서비스 개선,물류 유통 연계 발전 등의 과제도 여전하다.

성공과 그늘을 잘 살펴 강릉이 더욱 매력적인 도시디자인으로 체류형 관광의 새 틀을 짜기를 소망한다.이제 2년 뒤에는 부산∼강릉행 열차가 그림같은 동해안 해안선을 질주하고,서울 수서역∼원주 연결선(2024년),강릉∼목포 ‘강호축’ 철도연결(2026년) 등 파급효과를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줄지어 가시권에 들어왔기에 더욱 그러하다.

당장 강릉은 경자년 새해 벽두에 향후 5년 간 국비 등 1000억원이 투입되는 ‘관광거점도시’에 도전하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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