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친구다.한 평생 고민을 터놓고 서로 도울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이보다 든든한 일이 없겠다.나이가 들수록 친구의 존재가 절실하다.노년에 꼭 필요한 것에 관한 우스갯소리가 있다.여자는 돈,딸,건강,친구,찜질방이라고 한다.남자는 부인,아내,집사람,와이프,애들 엄마를 꼽았다.

장난스럽게 한 이야기지만 그 속에 뼈가 있다.남녀 공통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바로 친구다.남자는 5가지 모두 배우자를 지목했지만,이름만 다를 뿐 친구나 다름없는 존재일 것이다.때로는 가족보다 더 가까운 것이 친구다.가족에게도 하기 어려운 고민을 친구에게는 털어놓는다.남남으로 태어나 혈육이 아니지만 남이 아니다.

‘논어’ 학이 편에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 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구절이 나온다.찾아오는 친구,찾아 갈 친구가 있다는 것만큼 든든한 ‘빽’이 또 있으랴.공자도 배움과 수양,친구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았다.

친구 중에는 ‘꽃’을 대하듯 좋을 땐 찾지만 어려울 땐 외면하는 사람,이익에 따라 ‘저울’처럼 움직이는 이.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산’과 같이 든든한 친구,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믿어주는 ‘땅’과 같은 유형이 있다고 한다.영국의 비평가 존 철튼 콜린스는 “풍요 속에서 친구들이 나를 알게 되고,역경 속에서 내가 친구를 알게 된다”라고 했는데 같은 말이다.

새해 벽두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이다.감염자가 전 세계로 번지면서 중국이 코너에 몰렸다.그래도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따뜻한 인간애다.자치단체마다 친구를 돕자며 중국 자매도시에 마스크와 방역용품을 보내고 있다.이곳 경제인들과 16년째 교류하는 강릉의 ‘무한회(武漢會)’라는 모임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마스크를 보냈다.

어려울 때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친구다.재난을 딛고 일어서는 힘이 이런 긍정과 희망의 바이러스에서 나온다.결국 중국에서 불길이 잡혀야 이번 사태도 끝이 난다.지금 그들을 더 격려하고 도와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우한 짜요(武漢加油)!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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