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부부, 자녀 2명 방임치사
경제·주거 문제 가능성 제기
일각선 지원책 마련 목소리

[강원도민일보 남미영 기자]친부모가 수 개월된 자녀 2명을 방임해 숨지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원주경찰서는 친자녀 영유아 2명을 방임해 숨지게 한 남편 A(26)씨와 아내 B(24)씨 등 2명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 치사) 위반 혐의로 최근 구속했다.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원주지역 맘카페 등에서는 “안타깝고 속상하다.끔찍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댓글과 함께 일부에서는 “친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것도 모자라 사망한 아이의 아동수당을 수년간 받아왔다는 사실에 분을 참을 수 없다”며 “책임질 수 없다면 낳아서도 안 된다”고 일갈했다.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학대 의심시 이웃 등이 신고만 하면 전문보호시설로 연계돼 보호할 수 있지만 초기 대처도 없이 큰 사고가 발생해 더욱 안타깝다”면서 “이번 사고가 아동 방임,학대는 한 가정이 아닌 지역사회 문제라는 것을 알리는 경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위 ‘청소년 부모’에 대한 전방위적 사회적 관심과 체계적 지원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사실상 10대 청소년 가정으로 출발한 이 부부에 대해 결혼 후 경제적 어려움,불안한 주거에 이어 출산·육아로 심각한 삼중고를 겪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남편이 20세,아내가 18세때 결혼 하고,이후 출산까지 했지만 특정한 직업 없이 일용직으로 근근이 일해 왔으며 일정한 주거공간도 없어 모텔과 원룸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제대로 된 준비 없이 성인사회에 진입한 이 부부가 제도적 장치 등 이를 헤쳐나갈 길을 찾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시 관계자는 “도움받을 길이 있는데 이를 몰라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서둘러 발견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이어 “보건복지부도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시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해 보다 철저한 전수조사와 사례관리는 물론 복지 업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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