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1주기 평전 2권 출판
닥터헬기 도입·외상센터 설립
과거 메르스 방역 과정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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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윤한덕 의사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지난 해 10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닥터헬기 출동건수는 1500회를 달성했다. 

2013년 도입된 강원도 닥터헬기는 영월과 정선,고성 등을 오가며 상급 종합병원과 거리가 먼 강원도민들의 생명을 책임져 왔다.

평균 출동시간은 7분.헬기 내에 첨단 의료장비가 갖춰져 있어 중증환자의 생존률 또한 90%에 이른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의료환경이 열악한 강원도에서 응급의료 분야가 성장하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했다.이마저도 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의 노력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일이다.

윤 전 센터장은 25년간 응급의료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매달리며 비교적 짧은 기간에 우리나라의 응급의료 체계를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루 평균 19시간을 일했고 집에 머문 시간은 일주일에 고작 3시간이었다.과도한 업무로 인해 설 연휴인 지난해 2월 4일 근무 도중 국립중앙의료원 사무실에서 앉은 채로 세상을 떠났다.

▲ 윤한덕 전 센터장이 사용하던 집무실 모습.
▲ 윤한덕 전 센터장이 사용하던 집무실 모습.

그가 떠난지 꼭 1년.‘의사 윤한덕’은 윤한덕 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일대기를 다룬 평전이다.김연욱 저자는 이 평전을 쓰기 위해 이국종 교수를 비롯한 윤 전 센터장의 지인 90여명과 인터뷰하며 고인의 흔적을 찾았다.평전은 윤 전 센터장의 삶을 서술한 1권(286쪽)과 그의 사명을 담은 2권(261쪽)으로 구성됐다.특히 한국형 권역외상센터 설립 과정이 담겨있다.윤 전 센터장은 전국 6개 권역에 외상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이국종 교수가 석해균 선장의 수술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반전된다.외상센터 설립 논의가 이슈로 떠올랐고 정부는 전국에 17개의 중증외상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닥터헬기 또한 이국종 교수와 나눈 진지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윤 전 센터장은 닥터헬기 도입을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수시로 만났고 사업단 운영을 맡게되자 항공법을 전부 익혔다.

윤 전 센터장은 닥터헬기와 관련해 수 차례 이국종 교수와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최근 코로나19가 퍼지는 가운데 윤 전 센터장이 과거 국립중앙의료원에 메르스 추가 감염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방역에 임한 과정도 눈길을 끈다.

평소 기계에 관심이 많았던 윤 전 센터장이 음압 병상과 구급차를 구상했고 이를 실제로 적용해 전염병 확산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 해 9월 운항을 시작한 아주대 병원 닥터헬기의 호출 부호는 ‘아틀라스’다.이국종 교수가 윤한덕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름을 붙인 것이다.지구를 짊어진 아틀라스처럼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온갖 고통과 아픔을 떠받치고 가야만 했던 윤 전 센터장의 고민은 아직 미완으로 남아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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