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중국에선 의심환자 확진자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주춤한다는 보도가 있지만 사실보다는 기대가 많이 섞인 것 같다.엊그제 중국국가위생건강관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누적 사망자가 2000명,확진자가 7만4000명을 넘었다.코로나19 저지의 최전방에서 사투를 벌여온 의료진의 희생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7일 우한 우창(武昌)병원의 류즈밍(劉智明·50) 원장이 진료 중 감염돼 숨졌다.사흘 전엔 이 병원 간호사 류판(柳帆·59)이 사망했다.앞서 7일엔 우한시 중신병원 리원량(李文亮·34)씨 역시 환자치료 중 감염돼 숨을 거뒀다.이렇게 숨진 의료인이 10명이고,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인이 1716명에 이른다.모두 위험을 무릅쓰고 의심환자나 확진자와 대면해 온 이들이다.

서울 한강경찰대 소속 유재국 경위(39)가 지난 15일 순직했다.유 경위는 이날 서울 마포구 가양대교 북단에서 한강에 투신한 시민을 구하려 거센 물살을 마다 않고 뛰어들었다.한강경찰대 수상구조요원인 그는 이미 1차례 잠수를 한 상태에서 산소통에 30분가량 산소가 남자 한 번만 더 살펴보자며 잠수했다고 한다.그러나 교각 돌 틈에 끼어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세상이 조용한 것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이런 재난재해가 이어진다.그러나 그 때마다 이웃과 공공의 안위를 위해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는 이들이 있다.이런 살신성인(殺身成仁)이 사회를 지탱하는 배경이 된다.우리나라가 코로나19 사태에 잘 대처한다는 소릴 듣는 것도 최전선에서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서고 있는 보건당국과 의료인의 헌신이 있다.

하(夏)의 우왕은 자신이 치수를 못해 백성이 고초를 겪는다고 생각했고,주(周)의 후직은 백성이 굶주린 것을 자신 탓으로 여겼다.“남이 물에 빠진 것은 내가 빠진 것으로,남이 굶주리는 것을 내가 굶주리는 것으로 여긴다(人溺己溺 人飢己飢)”라는 마음이 치세(治世)의 바탕이 됐다고 한다.현재란 이런 희생이 떠받치고 있는 불안한 성채다.그 헌신의 의미를 잊어서는 안 된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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