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풍년에 코로나19 겹쳐
꽃 수요 줄어 도매가격 급락
판로 개척·소비촉진책 절실

▲ 강원농협과 강원도는 코로나19 로 직격탄을 맞은 화훼농가들을 돕기위해 20일 도청 앞 광장에서 장덕수 농협지역본부장과 도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근하는 공무원들에게 꽃을 나눠주며 희망의 꽃 나눔 캠페인을 벌였다.  서영
▲ 강원농협과 강원도는 코로나19 로 직격탄을 맞은 화훼농가들을 돕기위해 20일 도청 앞 광장에서 장덕수 농협지역본부장과 도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근하는 공무원들에게 꽃을 나눠주며 희망의 꽃 나눔 캠페인을 벌였다. 서영

[강원도민일보 김호석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세를 보이며 지역 경기와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가을 감자 출하시기와 꽃사용이 많은 각종 입학·졸업식 등으로 대목을 기대했던 감자·화훼농가는 갑작스러운 코로나 19사태로 넘쳐나는 재고물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등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 감자 재고량 1만5800t

홍천 내면 창촌3리에서 2㏊ 규모의 감자농사를 짓고 있는 최종순(62)씨는 마을 토굴 저장고에 쌓여있는 감자들을 보며 속만 태우고 있다.최씨의 재고 물량 25t을 비롯해 내면지역 100여 농가에서 쌓아놓은 감자만 3000t 분량에 달한다.오는 4월 봄감자 재배시기를 앞두고 이미 모든 물량이 소진됐어야 하지만 감자 풍년에 이은 코로나19 사태로 판매량이 급감하며 도매시장에서 구매 자체를 거절당하고 있다.

최씨는 “낮은 품질의 감자는 오히려 인건비,박스포장비가 더 들어가 폐기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이미 일부 저장 감자에서 싹이 나기 시작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지난해 전국 고랭지감자 생산량은 13만9676t으로 이중 99.1%(13만8378t)가 강원도에서 생산됐다.이는 전년 생산량(9만1811t)보다 52.1% 증가한 물량으로 2005년(15만4229t) 이후 가장 많은 생산량이다.

이처럼 풍년으로 인한 물량 증가에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도매가격은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시기준 수미감자 20㎏ 2만1200원으로 평년수준(4만5463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현재 도내 감자 재고량은 1만5800t으로 평년(1만3000t)과 비교해 2800t가량 초과한 상황이다.농협 강원지역본부 관계자는 “강원도가 감자 주산지로서 많은 농가들이 판매부진으로 불안해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판로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졸업·입학식 등 줄줄이 취소

춘천 광판리 화림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동진(47) 대표는 최근 급락하는 도매가에 연일 한숨을 쉬고 있다.졸업식 시즌이면 튤립(스트롱골드) 10송이 기준 1만원까지 오르던 도매가가 이달 초에는 2000원대까지 급락했고 현재는 많은 농가들이 출하량을 줄이는 제살깎기 조치로 4000원대까지는 회복된 상태다.

임 씨는 “현재 0.56㏊ 면적에 올 겨울 120만 송이를 출하해야하지만 떨어진 가격에 마진조차 남기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난방중단으로 출하시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3월중순이후에는 대책이 없어 판로개척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의 중·고교,대학 등에서 졸업식을 간소화하거나 취소하는 등 대목이 사라지면서 꽃 도매와 소매 모두 급격히 위축됐다.도에 따르면 도내 화훼농가는 147곳으로 이중 올해 겨울철 판매를 개시한 곳은 6곳에 불과하다.그마저도 3곳만 가격하락에도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고 있고 3곳은 재배·판매를 최소화하고 있다.도와 강원농협은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20일 도청 앞 광장에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꽃송이를 나눠주며 소비촉진에 나섰다.

도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3월 이후 수출에 나서는 백합농가 등에도 피해가 이어진다”며 “화훼농가의 판로 개척,소비활성화 등을 지원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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