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박사 한국인 이야기 출간


한국의 지성을 대표하는 이어령 박사가 ‘한국인 이야기(사진)’ 시리즈 출간을 시작했다.첫 권의 제목은 ‘탄생,너 어디에서 왔니’.88세를 맞은 이어령 박사가 10여년간 해 온 작업의 결과물이다.

그는 암 직전까지 병원에서 최종 원고작업을 마치며 이번 책을 냈다.이 박사는 “누구나 늙으면 자신이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려고 하게 된다.천년만년을 이어온 생명줄처럼 이야기줄도 그렇게 이어져왔다”며 집필 이유를 설명했다.소설가,언론인,문화 기획자 등 여러 이력을 가진 이 박사는 다른 수사 대신 ‘이야기꾼’을 자처한다.꼬부랑 고개 같은 이야기의 피가 우리 가슴 속에 흐른다고 봤기 때문이다.책은 ‘꼬부랑 할머니’ 동요처럼 열두 고개를 차례로 넘어가게 한다.‘아리랑’,‘사랑’처럼 ‘랑’자를 거듭하며 꼬불거리는 한국인의 이야기 구조는 구슬픈 가락 속에도 신명이 존재하게 한다.

▲ 이어령 박사
이 박사는 한국의 ‘어부바’ 문화도 언급한다.서양이 아이를 요람에서 키우는 분리 문화라면,한국은 포대기로 감싸주는 밀착 문화다.등에 업힌 아기들은 어깨 너머로 어머니와 같은 시선에서 세상을 본다.어머니가 아이를 품듯,강자가 약자를 배려하는 상생의 문화이기도 하다.저자는 “세 살 때 듣던 이야기를 요즘 유치원생들이 동요로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 받았다.한국인 이야기에는 인물,배경,플롯,주제 그리고 이미지와 상징성까지 캐면 캘수록 엄청난 것들이 잠재해 있었다”고 했다.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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