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버그
페니실린 등 항생제 역사 담아
21세기 인류위협 감염병 분석
>>이끼와 함께
19세기 북미 이끼로 생리대 제작
현재 장식품·토양개량제 등 이용


올 겨울의 막바지는 사그러들 기미가 없는 코로나 19의 기세등등함을 무력하게 지켜보며 보내고 있다.감염병을 불러일으키는 박테리아에 맞서 인류가 싸워 온 과정과 의료진 이야기를 훑어보며 그 무력함을 없애보는 것은 어떨까.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들여다 보면 신비할 따름인 작지만 우아한 식물,이끼가 사는 법도 흥미롭게 볼만 하다.인류의 지혜는 박테리아나 이끼처럼 작은 것들에 대한 관찰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 슈퍼버그: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슈퍼버그: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 슈퍼버그: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를 말한다.병원 의사인 저자는 이 슈퍼버그와 전쟁 중이다.그는 인류 생명을 위협하는 슈퍼버그에 맞설 새로운 항생제 임상시험의 최전선에 그의 동료들과 함께 서 있다.이 임상시험 과정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숨 가쁜 순간들이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는 시점에 출간된 이번 책은 그 임상시험 여정의 기록이자 생사 순간을 오가며 치열하게 싸운 저자의 고백을 담았다.

저자는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에서부터 혁신 신약의 개발,첨단 유전자 조작 기술인 크리스퍼에 이르기까지 박테리아와 항생제의 역사를 살핀다.항생제 분야에서 인류가 믿기 힘들 만큼의 획기적인 발전을 어떻게 이뤘고,동시에 21세기인 지금 인류가 왜 감염병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됐는지 보여준다.

희소 감염병을 앓는 10대 소녀와 9·11 테러 당시 현장을 지킨 뉴욕의 소방관,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여성, 의료진의 처방 실수로 마약중독자가 된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의 이야기는 슈퍼버그의 치명적 위험을 알리는 동시에 그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진의 험난한 고군분투도 보여준다.


■ 이끼와 함께.

이끼와 함께  로빈 월 키머러 지음  하인혜 옮김
▲ 이끼와 함께
로빈 월 키머러 지음
하인혜 옮김
북아메리카 원주민인 포타와토미족 출신 생태학자가 현대 과학과 부족의 일원으로서 배운 전통지식을 오가며 이끼의 생태와 습성,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들려준다.

이끼는 작고 꽃과 열매가 없으며 줄기와 뿌리가 단순하다.화려한 아름다움을 뽐내지는 못하지만,덕분에 다른 식물이 살지 못하는 곳에 먼저 자리를 잡아 다른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준다.이끼는 뿌리와 관다발 조직이 없어 높이 자랄 수 없지만 표면에 납작 붙어 미량의 습기만 있어도 살아간다.

큰 식물들이 수분을 잃지 않으려고 줄기에 물을 저장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때 이끼는 물이 없으면 없는 대로 잎을 말고 기다리며,물이 있으면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쑥쑥 자란다.

2만2000여종에 달하는 이끼는 개성도 각양각색이다.안정적 환경에 사는 명주실이끼는 자신을 복제해 바로 주변에 퍼뜨리는 무성생식에 집중하며,경쟁이 심한 곳에 사는 지붕빨간이끼는 유성생식으로 유전자를 조합한 포자를 멀리 날려 보낸다.네삭치이끼는 밀집도에 따라 성별을 바꾸고 사슴 배설물에 사는 스플락눔은 똥파리를 이용해 포자를 퍼뜨린다.

이끼는 인간에게 아무 쓸모 없는 것 같지만 19세기 북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기록에서 기저귀와 생리대로 쓰였다는 내용이 있으며 오늘날에도 장식품,토양개량제 등으로 이용된다.저자는 모든 이끼는 아름답고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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