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교 양성과정의 하나인 ROTC(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는 전쟁 등 유사시에 임시장교로 징병하기 위해 민간인 중에 고학력자이면서 체력이 뛰어난 사람 위주로 선발했다고 한다.1960년대까지는 주요 대학에서 남학생들에게 ROTC를 의무화 했는데 월남전에 대한 반발로 의무화가 폐기되면서 희망자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4년제 대학들이 3~4학년 2년간 방학때마다 군사훈련을 받고,졸업하면 바로 소위로 임관하는 제도인 학도군사교육단(학군단)을 운영했는데 영문으로 ROTC라고 부른다.대한민국 국군 최초 학군단은 1959년 한국해양대학교에 창설된 대한민국 해군 제1001학생군사교육단이고,2년 뒤인 1961년 육군이 서울대 등 16개 대학에 학군단을 창설했다.도내에서는 가장 빠른 강원대 학군단은 4년뒤인 1965년 생겼다.

ROTC가 되면 장학금을 받기 때문에 등록금 걱정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어 80년대 군부독재시절 ‘캠퍼스를 병영화한다’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가난한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90년까지만 해도 장교로서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채용과 승진에서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등의 채용 인센티브가 줄어들면서 지원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992년부터 ROTC를 운영하고 있는 춘천교대가 지원자 감소와 재정 악화를 이유로 내년부터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병사들의 복무기간은 18개월로 단축됐지만 학군장교들은 여전히 28개월로 줄지 않자 2014년 6대1 수준이던 춘천교대 ROTC 경쟁률은 지난해 3.1대 1로 하락했고 전국 11개 대학에서는 아예 미달사태가 났다고 한다.춘천교대 학군단이 폐지되면 전국 10개 교육대학 중 자체 학군단을 가진 곳은 경인교대 뿐이다.국방부는 ROTC 지원율 하락을 막기 위해 단기복무장려금을 인상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전체 임관 소위의 80%를 차지하는 ROTC 장교 감소를 막아낼 지는 미지수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