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의학교육학과 교수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전세계를 혼란에 몰아넣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1월 19일에 첫 환자가 발생하더니 2월 19일 이후 갑자기 환자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제 불특정 다수에게 감염이 되는 지역감염이 문제가 되어가는 중이다.지역감염이 일반화하면 환자에 대한 통제력은 약화되고 각자의 면역력과 병원에서의 치료에 의존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 중 가장 먼저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 질환이 2002년 가을에 유행하기 시작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다.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중국 광동지방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8000여 명의 환자를 발생시키면서 10%에 가까운 774명의 감염자들이 목숨을 앗아 갔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15년에 우리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메르스가 등장했다.여섯 번째로 분류된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메르스가 유행할 때 우리가 초기 대처를 잘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국제적으로 35%라는 평균 치사율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20%가 채 안 됐으니 보건의료의 수준을 잘 보여 줬다고 할 수 있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명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코로나19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여러 요인들중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약과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새로 발견된 감염병이니 약과 백신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약과 백신은 아무리 연구진행이 빠르다 해도 수년은 지나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홍콩에서 백신을 개발했다는 뉴스가 있었지만 백신으로 사용 가능성이 있는 물질에 대한 결과를 얻은 것이고,시판되려면 수년은 기다려야 한다.또 태국에서 치료약을 찾았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이건 새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이미 사용중인 항바이러스제중 이번에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를 지닌 물질을 찾았다는 것이다.지금 전세계의 많은 학자들이 이미 개발돼 있는 약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억제 효과를 지닌 것을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다.2009년에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91년만에 다시 찾아온 바이러스임에도 불구하고 발견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타미플루,릴렌자 등의 약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약이 이미 사용중인 약이었기 때문이다.

겨울에 유행하는 호흡기질환은 대체로 봄이 되면 소강상태에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봄까지 환자가 증가하다가 그 후에 줄어드는 것은 우리가 원치 않는 일이지만 의학자들이 빨리 치료약을 찾아주기를 기대하면서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좋다.사스는 발생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전세계적으로 환자가 거의 사라졌듯이 코로나19도 각자가 합심하고 노력해 빨리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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