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 긴급보급 하던 날
강릉 교1동주민센터 시민 몰려
시 발품 팔아 마스크 6만개 확보
“사람 많은 곳 가지말라더니” 항의

[강원도민일보 이연제 기자]“정말 전쟁터가 따로 없네요.마스크 하나 받겠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니….”

27일 오전 강릉시 교1동주민센터 앞은 시민 수백명이 한꺼번에 몰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줄이 이어졌다.주민센터 앞을 비롯 주변 도로는 한개 차선이 아예 거대한 주차장으로 돌변했다.시민들은 시가 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 긴급 보급에 나선다는 소식을 듣고 앞다퉈 주민센터로 몰려 들었다.

이날 강릉시는 전국의 공장을 돌면서 어렵게 구한 마스크 6만개를 21개 읍·면·동에 배포,오전 10시부터 한가구당 1세트(5매입)를 구입가(8500원)에 선착순 유료 판매하도록 했다.정부 지정 공적판매소에서 원활한 판매가 이뤄지기 전의 엄중한 상황을 감안해 전국 처음으로 지자체 차원에서 잡화(마스크)를 판매하는 선제적·능동적 대처에 나섰지만 구름 인파가 몰려 극심한 혼잡이 빚어진 것이다.

시민 고정순(74·여·교동)씨는 “남편과 함께 오전 7시부터 기다린 끝에 대기번호 1번을 받았다”며 “코로나19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시민들이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보니 한꺼번에 몰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대기번호 629번을 받은 이모(82·교동)씨는 “혼자 살고 있는데 한 시간을 기다리고도 마스크는 사지 못하고 번호표만 받고 돌아간다”고 애를 태웠다.

장사진을 치고 기다린 시민들로부터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고 해놓고 이게 무슨 일이냐.통·반장을 통해 나눠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냐”는 항의가 이어지자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현장을 찾은 김한근 시장은 “인구 밀집지역이다 보니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몰린 것 같다”며 “직원들이 전국 곳곳을 다니며 마스크를 구했는데 민원·항의를 받는 일이 벌어져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편 강릉시는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2주전에 마스크 6만개를 구매했고,물량이 26일 도착하자 시민 보급에 나섰다. 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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