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연구기관 간 협업 통해
흥전리사지 고승탑비 일부 접합
서로 다른 세 가지 비석 밝혀져
24일 춘천국립박물관서 특별전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상태)은 삼척 흥전리 절터에서 나온 신라 귀족 출신 고승탑비 비편 일부를 접합,탑비 기록과 조각에서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삼척 흥전리 절터는 완벽한 형태의 국보급 청동정병 등이 출토돼 불교계와 학계의 주목을 받아온 곳이다.
이곳에서 나온 비석 조각은 현재까지 홍영호씨에게 기증받은 조각과 강원문화재연구소,불교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조각 등 총 16점이 알려져 있다.지금까지는 각 기관이 이들을 독립적으로 판독,해석해 왔는데 박물관이 이중 14점을 한자리에 모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접합된다는 점을 새롭게 확인했다.서로 다른 3종의 비석 조각들이 섞여있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그간 발견된 비편들이 작고 숫자도 적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돼 있었지만 관련 연구의 새 국면을 맞았다.
또 탑비에 등장하는 계림 출신의 신라 귀족 ‘김 모’는 탑비의 주인공이자 승려일 것으로 막연히 추정돼 왔지만,이번 접합 결과를 통해 승려를 뜻하는 ‘화상(和尙)’이라는 글자가 드러났다. 승려 신분과 탑비 주인공임을 단정지을 수 있게 된 것.이와 함께 접합 과정을 거친 결과 탑비 측면의 조각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조각사 연구 참고자료로 가치를 갖게 된 것이다.
이번 탑비 조각 접합은 국립춘천박물관이 최근 10년간 도내에서 이뤄진 주요 문화재 발굴 성과를 전시하기 위한 자료 조사과정 중 밝혀졌다.불교문화재연구소가 발굴보고서 작성을 위해 보관중인 또다른 비편 2점을 인수하면 추가 사실이 확인될 가능성도 남아있어 박물관은 후속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국립춘천박물관 관계자는 “따로 조사,보관해왔던 발굴품들을 통합 연구했을 때 새로운 연구결과와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조사·연구기관간 협업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조용환 학예연구사는 “고승이 머물렀던 곳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보다 많은 비석 조각이 수습,접합되면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에 접합된 비석조각과 연구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한 박물관 휴관연장이 없을 경우 오는 24일 개관하는 특별전 ‘새로 발굴된 강원의 보물’에서 공개된다. 김여진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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